“이제 우리는 기술만 있는 인터넷 강국이 아니라 윤리와 문화가 뒷받침된 인터넷 선진국으로 가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자가 불법, 유해 정보를 규율하는 자율규제를 통한 공동규제가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열린 포털CEO 오천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다른 나라가 공업화를 통해서 선진국이 됐다면 우리는 IT와 인터넷으로 선진국이 되는 길을 걷고 있다”며 “포털 CEO들이 그 선두에 서 있다는 자각을 가지고 도전의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포털 CEO들이 뜻을 모은 부분은 인터넷 자율규제였다. 인터넷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업자 주도의 자율규제 활성화를 논의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다. 참석자들은 정부와 기업이 공동의 책임을 느끼고 공적규제와 자율규제의 범위와 역할에 대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김상헌 NHN 대표는 “자율규제 의미가 나쁜 구조로 서비스가 전개되는 것을 지양하자는 의미”라며 “큰 틀에서 자율규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때가 됐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주형철 SK컴즈 대표도 “스마트 시대의 환경 변화가 이뤄지면서 자율규제의 문제도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냉정하게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논의를 진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종렬 KISA원장은 자율규제에 관한 공동 선언을 제안하기도 했다. 포털들이 직접 건전한 인터넷 이용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이다.
서 원장은 “현재는 법적 규제보다 자율규제의 영역이 훨씬 더 넓어지는 추세”라며 “포털이 진정성을 가지고 동참하는 자율규제 공동 선언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자율규제를 위한 다양한 의견도 나왔다.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오고갔다.
서정수 KTH 대표는 “음란물이나 명예훼손 문제 등 서로 다른 결을 가진 이슈에 대해 하나의 기준으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한 가지 획일화된 기준을 적용하기 보다는 사안에 따라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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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욱 인터넷윤리실천협의회장은 “포털의 사회적 책임은 과거의 굴뚝 기업의 영향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신문인들이 신문윤리위원회를 가지고 윤리강령을 두는 것처럼 인터넷기업들도 그 모델을 가져오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윤리와 건전한 문화에 대해 논의한 이날 자리에는 김상헌 NHN 대표, 주형철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이병선 다음커뮤니케이션 본부장, 신중철 하나로드림 대표, 서종렬 한국인터넷진흥원장(KISA), 정진욱 인터넷윤리실천협의회장, 현대원 아름다운인터넷세상만들기 포럼 의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