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이파이 전문가, 한국 와보니....

“아직 한국서는 도움 없이 와이파이 연결을 못했다”

국제 와이파이 인증 단체 ‘와이파이 얼라이언스’의 마케팅 부사장 켈리 데이비스 펠너 부사장이 기자와 만나자마자 꺼낸 얘기다. 펠너 부사장이 머무는 곳은 서울의 유명 호텔이었다.

한국어를 거의 모르는 펠너 부사장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과금은 둘째 치고 한국어로 된 와이파이 인증 절차를 풀어 볼 엄두가 안 났다.

물론, 한국에서만 이 같은 불편을 겪은 것은 아니다. 생소한 언어권 나라를 방문시마다 늘 생긴 일이다. 그래도 명색이 세계적 와이파이 전문가인데 겸연쩍기도 하단다.

그래서일까. ‘와이파이 세계 통일’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펠너 부사장에게는 결연함까지 보였다. 전 세계 어디서나 인증 없이 와이파이에 무료 접속, 끊김 없이 쓴다는 시나리오, 이른바 ‘핫스팟’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어디든 스마트 기기를 켜는 즉시 와이파이에 연결하며, 접속 시 인증 단계를 없애거나 줄인다는 내용이다. 기업끼리 제휴를 통해 핫스팟을 공유, 3G와 4G망의 과부하 부담을 줄이는 역할도 가능하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이 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뛰는 상황이다.

“핫스팟의 본격 도입은 새로운 무선 혁명이다. 거창해 보이지만 이 같은 설명이 사실이다. 세계 어디서나 인증 없이 와이파이에 무료로 접속하는 시대가 곧 온다

그렇다면 와이파이 얼라이언스에게 이 같은 변혁을 이뤄낼 전력이 있을까? 이변이 없는 한 충분해 보인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일반에는 다소 생소하나 전 세계 무선 네트워크 시장 트렌드를 이끄는 비영리 단체다. 전 세계 이통사와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와이파이 인증 관련 기술을 보급해왔다.

전 세계 300여개 회원 사 가운데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6곳의 후원사 중 하나다. 와이파이 인증 제품 10개 중 1개가 두 회사의 것이다.

이미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우리 생활에 적잖이 침투(?)했음도 주목된다. 대부분 느끼지 못했지만 이 단체가 없었다면 스마트 생활이 현재 수준에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펠너 부사장은 강조했다.

“겸손하지 않게 들릴지 모르지만 양해 바란다. 그만큼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한 일은 굉장하다. 와이파이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개별 회사들이 와이파이를 아무리 개발해도 휴대폰을 비롯한 스마트 기기와 호환이 맞지 않는다면 확산이 어렵다. 우리는 휴대폰 제조와 통신 장비 사 가운데서 이 역할을 해냈다”

이쯤에서 궁금점 하나. 수년 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어떤 일을 할까. 빠른 기술 변화 시대인데 그 때도 와이파이에 매달려 있을까.

“인증할 무선 제품 종류가 더 다양해 질 것이기에 일거리 떨어질 걱정은 없다. 센서와 스마트 에너지 기기, 헬스까지 우리 인증 범위에 넣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나오지 않은 HD동영상 스트리밍 기기 등에 대한 인증도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