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애플연합군, 삼성반도체 향해 포문"

일반입력 :2011/05/03 11:41    수정: 2011/05/04 08:14

이재구 기자

인텔과 애플이 연합군을 결성해 삼성전자의 최대 캐시카우인 반도체사업을 두드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애플은 인텔과의 칩 파운드리 협력 외에 삼성에서 공급받던 메모리칩을 엘피다 및 마이크론으로부터 공급받는 방안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E타임스, 씨넷 등은 2일(현지시간) 월가 분석가들의 보고서를 인용, 이같은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다고 잇따라 전하기 시작했다.

■삼성 최대 고객 애플의 구매선 전환 배경은?,

애플은 지난 해 삼성전자에서 70억달러대의 반도체를 구매해간 최대 단일 고객으로 꼽히지만 애플이 칩공급처를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사실일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선 모바일기기의 두뇌라 할 애플리케이션칩(AP)생산이 삼성에서 인텔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애플은 삼성전자으로부터 조달받던 메모리칩도 최근 25나노공정의 D램 개발을 발표한 엘피다와 마이크론으로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분석가는 이같은 배경에 대해 애플이 삼성의 갤럭시탭이 애플의 아이패드를 베꼈다며 특허소송을 한 것, 그리고 삼성의 맞소송으로 이어진 불편한 관계를 꼽고 있다.

하지만 이 대목을 잘 보면 애플이 삼성을 견제하기 위한 고도의 계산 아래 이뤄진 것이 아니었나 추측도 해 볼 수 있다.

삼성의 급부상은 애플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이에 애플이 어떻게든 빌미를 찾아 칩공급처를 바꾸려고 특허전쟁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미 지난 달 삼성과 A4후속인 아이패드용 A5칩 생산계약을 하는 대신 대만 TSMC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애플-인텔 연합군, 기기·칩 양면에서 삼성 압박

월가의 분석가들은 인텔이 또다른 애플의 칩 생산대행(파운드리)공급업체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은 이미 애플의 x86기반의 PC용 칩을 공급중이다. 게다가 최근 애크로닉스반도체와 FPGA칩 파운드리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거스 리처드 분석가는 “수많은 경로를 통해 우리는 인텔이 애플의 파운드리비즈니스를 노리고 있다고 믿게 됐다”고 보고서에 쓰고 있다. 그는 “두 회사의 결합은 날로 늘어나는 애플의 스마트폰 및 태블릿 수요에 바탕해 인텔의 칩 물량공급을 늘리고 생산력을 앞서가게 할 것”이라면서 “두 회사의 협력은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고 분석했다.

거스 리처드 분석가는 “인텔이 칩 생산을 리드해 가게 되면 애플은 이 시장에서 애플제품을 두드리는 아시아의 경쟁자(삼성)와의 제품 대결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은 물론 거리를 두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인텔이 애플칩을 생산할 경우 두 회사(인텔과 애플)에 엄청난 경쟁력을 가진 삼성을 약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애플,칩 조달 전환은 오스틴 공장에도 영향

거스 분석가는 “삼성이 적어도 현재로서는 애플의 주력 파운드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그는 ”애플이 파운드리 공급사를 옮기는데 수년이 걸리겠지만 삼성으로부터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TSMC가 오는 4분기부터 애플의 칩생산을 맡게 될 것으로 믿으며 두 회사(삼성-애플)의 아이패드 특허공방에 대해 '애플이 칩공급처를 다른 곳으로 전환하기 위한 추가 증거'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E타임스는 '삼성과 TSMC는 각각 애플을 지원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문제는 인텔이 과연 애플에 칩을 만들어 줄 생산능력을 갖고 있느냐'라는 시각을 전했다.

거스 분석가는 “삼성은 이제 막 텍사스 오스틴에 월간 3만~4만장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해서 최대 고객인 애플에게 파운드리서비스를 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상황을 전하면서 “애플의 A5칩 다이(die) 사이즈로 볼 때 애플은 월간 A5칩용으로 2만3천장의 웨이퍼분의 생산처리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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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애플이 파운드리 비즈니스를 타사로 옮길 경우 삼성전자도 이 기존 생산시설을 메모리 생산에 맞게 재조정하게 돼 반도체장비 주문도 줄여야 할 것”‘이라고 쓰고 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가 인텔을 넘어서서 세계최고의 반도체 회사로 서게 되는 시간도 더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