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사양이 좋아지고 그래픽 속도가 빨라졌다 하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면 디지털 기기가 무슨 소용일까.
태블릿이 디지털기기 업계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지만, 다수 소비자들은 스마트폰과 큰 차별점을 찾지 못한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태블릿은 조금 더 커진 스마트폰에 다름 아니다.
때문에 애플을 비롯한 여러 제조업체들은 '특화된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아이패드2 발표와 함께 태블릿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함께 공개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애플표 앱'은 개러지밴드, 아이무비, 키노트, 넘버스 등이다. 모두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했다. 애플은 다양한 멀티미디어 창작 도구를 아이패드 전용 앱으로 소개하면서,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 생산을 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취했다. 스마트폰처럼 작은 화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창작의 재미를 맛보게 하겠다는 것이다.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 '키노트'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청중을 사로잡는 프레젠테이션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제품 발표 때마다 사용하는 앱이 '키노트'다. 키노트는 누구나 쉽게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 아래 만들어졌다.
키노트를 처음 실행하면 앱 사용법을 알려주는 가이드 화면이 먼저 나온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가이드를 천천히 따라하는 것으로 조작법을 배울 수 있다.
키노트를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은 후 실행화면 화면 왼쪽에 다양한 형태의 페이지가 나열된다. 그 중 원하는 형태를 터치하면 화면 가운데 새로운 페이지가 열린다. 구성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파워포인트와 유사하지만, 단순히 터치만 하면 실행하므로 작동은 쉬운 편이다.
키노트에는 누르거나 터치하면 움직이는 차트, 영상효과, 애플 디자인 테마, 그래픽 스타일 등이 포함됐다. 외부 모니터와 연결해 슬라이드와 메모를 보여줄 수 있는 발표자 모니터 기능이 강화됐으며, 에어프린트로 페이지 범위를 선택해서 무선 출력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문서 작성, 계산에 최적…'페이지'와 '넘버스'
애플이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앱이 페이지와 넘버스다.
페이지는 글쓰기에 특화된 워드프로세서 앱이다. 편지, 전단지, 광고물, 보고서 등 다양한 레이아웃을 지정해 사용할 수 있다. 단순히 아이패드에서 만들어진 문서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MS 워드 문서, 텍스트 파일 등도 읽을 수 있어 편리함을 더했다.
문서를 작성할 때 원하는 서체나 색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 들여쓰기와 여백 설정 등 기존 워드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던 기능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넘버스는 매킨토시에서 사용되던 스프레드시트 응용 프로그램을 아이패드용으로 재단장한 앱이다. 250개 이상 함수와 지능형 키보드, 차트 등을 두 손가락을 이용한 멀티터치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를 구성하고 계산 작업을 하거나 목록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기능이 넘버스에 집약됐다. 숫자, 텍스트, 날짜 등을 가상 키보드를 이용해 쉽게 입력할 수 있다. 함수 전용 키보드가 지원되며, 도움말을 통해 나만의 함수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예산, 여행 플래너, 운동 추적기 등 16개 애플 디자인 탬플릿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탭을 사용해 시트간 이동이 자유로우며 다른 시트로 넘어갈 때는 자동 저장을 지원한다.
■아이무비로, 한 편의 영화를
지난해 아이폰에서 먼저 선보여 화제가 된 앱이 '아이무비'다. 아이패드를 통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손쉽게 한 편의 다큐멘터리나 영화로 만들 수 있게 했다.
사용법은 쉽다. 왼쪽 상단에 위치한 비디오 클립 중 원하는 장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하단 타임라인으로 내려온다. 원하는 부문만 터치로 잘라낼 수 있으며, 정밀 편집도 가능하다. 애니메이션 효과와 배경음악 지원이 가능하며 서로 다른 시간에 찍힌 두 영상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일 수도 있다.
배경음악을 삽입하면 타임라인에 음형 파도가 나타난다. 영상에 따라 별도 멘트가 들어가면 배경음악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인물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외에 50여개 음향 효과가 지원되며, 기본으로 8개 배경 화면이 내장돼 있다.
애플은 아이무비를 공개하면서 태블릿이 생산을 못하는 기기라는 편견을 씻어버리겠다고 작심한 듯 하다. 렌더링이나 자막 삽입 등 복잡한 과정을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모두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아이무비가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데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작곡 하는 것 참 쉽죠?…개러지 밴드
개러지밴드는 매킨토시에서 아주 유명한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다. 애플은 아이패드용 개러지밴드에 소비자들이 맥에서 가장 사랑한 기능을 모두 녹여냈다.
다만 아이패드용 개러지밴드는 매킨토시 버전과는 용도가 약간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개러지밴드를 이용, 아이패드2를 악기 그 자체로 연주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전자기타를 연주할 때는, 출력단자를 연결해 앰프 역할도 하게 했다.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듯한 실감도도 높였다. 개러지밴드를 실행하면 드럼, 기타, 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데 개별 악기마다 세심한 표현법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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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피아노를 선택하면 터치하는 강도에 따라 음이 약해지기도 세지기도 한다. 아이패드를 통해 피아니시모니 포르테니 하는 음 세기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가속도센서라는 비밀이 숨어 있다. 아이패드 표면이 유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직접적인 압력을 못느끼는 대신 가속도 센서를 통해 유리가 받는 속도를 계산하게 했다.
개러지밴드의 가장 큰 매력은 악기를 전혀 연주할 줄 몰라도 작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스마트 인스트루먼트를 선택하면 개별 악기마다 코드가 표시된다. 손만 갔다 대면, 저절로 화음에 맞는 음악이 실행된다. 악기별로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을 조합하면 금새 하나의 곡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