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관련 앱, 日 대지진 속 ‘맹활약’

“이번 지진으로 온 가족이 스마트폰을 한 대씩 들고 다니기로 결심했다.”(일본 트위터리안)

일본에서 진도 9.0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전화가 불통된 상황에서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모바일 메신저 앱이 비상연락수단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각종 앱 마켓에서도 재난과 관련한 앱들의 순위가 급증했다.

14일 현재 일본 앱스토어 무료차트 상위 50위의 대부분이 메디컬, 기상관측, 무료통화 등 재난 관련 앱들로 채워졌다. 당초 무료차트의 약 60~70%를 게임이 차지하고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일본 앱스토어 첫 화면에는 ‘재난대책 애플리케이션’ 란이 따로 마련됐다. 해당 박스에는 SNS,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응급처치 앱 등이 들어갔다. 안드로이드마켓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 안드로이드 앱 포털 ‘안드로나비’서도 재난관련 앱과 스마트폰에서 보는 재해 정보를 첫 머리에 내세웠다.

■지진대처-부상치료 앱 급부상

현재 일본 이용자들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내려 받고 있는 앱은 ‘가정의학’으로, 집안에서 부상을 당했을 때의 대처 요령을 알려주는 앱이다. 지진으로 부상을 당해도 의료구조반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 있거나, 도움을 기다리는 중에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다.

지진 징후나 방사능 유출로 인해 풍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날씨 등 기상관측 앱의 다운로드도 대폭 늘었다. 무료차트 2위에 오른 ‘유레쿠루’는 이용자가 지정한 지역에서 지진 징후가 보이면 푸시알람을 보내주는 앱이다.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손전등 앱인 ‘플래시라이트’와 이용자가 SOS를 보낼 수 있는 ‘재해용전언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지진 관련 라디오 방송이나 TV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앱도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다.

■SNS․m-VoIP, 눈물의 안부확인

특히 스마트폰은 휴대전화가 불통된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일반 전화망이 아닌 와이파이 등 인터넷망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특성상, 통화가 되지 않아도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앱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 실제로 일본 애플 앱스토어 내에서 스카이프, 바이버 등 m-VoIP 앱의 순위가 급등했다.

트위터 등 SNS와 카카오톡, 왓츠앱 등 무료 메신저 앱도 안부확인, 구조요청 등의 수단으로 쓰였다. 가족이나 지인과 연락이 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던 사람들에게는 뜻밖의 구원이 된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신없는 혼란 속에서도 서로 간의 안부를 확인할 목적으로 무료 메신저 앱을 이용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일본 이용자가 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