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뭐기에"…이통사 수뇌부 신경전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수뇌부들의 '아이폰 신경전'이 심상치 않다. 아이폰에 대한 각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혔다.

KT는 SK텔레콤의 아이폰 출시를 놓고 여유로움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우리만 못해'라는 메시지도 과감하게 던진다.

이석채 KT 회장은 11일 주주총회서 SK텔레콤 아이폰 위협에 대해 주주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했다. '아이폰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했음을 부쩍 강조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아이폰 경쟁력은 지난 1년여 간 서비스 노하우와 네크워크 인프라를 쌓아 온 KT가 우세하다며 애플과도 좋은 관계를 갖고 있고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경쟁사의 아이폰 출시가 위협적이지 않음을 누차 강조해온 것과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KT는 SK텔레콤이 아이폰 도입과 함께 전용 서비스 센터를 확대하는 등 빠른 공격태세를 보이자 대응책을 놓고 내부에서 고민이 커졌다.

최근 KT가 아이폰 개통 취소 기간을 기존 구입 당일에서 14일로 늘리고, SK텔레콤처럼 전용 서비스 센터 확충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KT와 동시간대 열린 SK텔레콤 주총에서는 정만원 SK그룹 부회장(전 SK텔레콤 사장)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놨다.

그는 아이폰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SK텔레콤이 아이폰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경쟁사도 움직이고 전반적으로 고객 혜택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KT와 SK텔레콤이 향후 아이패드2, 아이폰5 등 애플 신제품들을 동시 출시할 것이기에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경우 아이폰 예전만 못함을 강조했다. 이통3사 중 홀로 아이폰을 도입하지 않았지만 큰 걱정은 없다는 뜻이다.

이 부회장은 9일 간담회서 “아이폰 영향력이 예전보다 많이 줄지 않았느냐”며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기능이 많이 비슷해졌다”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아이폰 예약판매를 시작, 서진우 플랫폼 비즈니스 사장이 지방 대리점을 돌며 독려에 한창이었다. 이 부회장의 발언에 아이폰 확산에 대한 견제 성격이 담겼다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