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의 아이폰 판매 전쟁이 시작부터 과열 양상이다. 애플 대신 이들이 아이폰 사후서비스(AS) 지원에 막대한 여력을 투자한다.
애플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이통사들이 알아서 아이폰 키우기에 발 벗고 나선 흐뭇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아이폰 서비스 확대, 이통사 돈으로?
포문은 SK텔레콤이 열었다. 아이폰 AS 센터 32곳 확충과 수리비 무이자 카드 결제, 파손보험 구축 등을 자체 준비했다.
애플은 아이폰 교환 기간을 구입 당일에서 7일로 늘린 것 외에 별 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는 SK텔레콤이 무려 반년 가량의 협상 끝에 얻어낸 것이다.
고장 제품은 일부만 수리하고 대부분 재생산품(리퍼)으로 교체하는 애플의 AS 프로그램도 그대로다. 이를 두고 ‘고장 자동차는 중고차로 바꾸냐’고 비판한 SK텔레콤이었지만 아이폰 도입을 위해 수용했다. KT의 맞불작전도 파격적이다. 아이폰 교환 기간을 기존에 구입당일에서 14일로 늘렸으며, 이에 따른 금전 손실을 홀로 부담한다.
KT 관계자는 “불량제품 교환, 반품 등은 제조사(애플) 소관이지만 부담을 안고서라도 고객만족 실천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는 ‘올레 폰케어’를 비롯한 아이폰 AS 지원프로그램을 추가 도입, 전용 AS센터 구축도 계획 중이다.
이 같은 아이폰 AS 개선과 관련해 KT는 ‘고객만족’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SK텔레콤과의 경쟁을 의식한 행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기타등등' 제조사는 차별에 울컥
이에 따라 애플 이외 다른 제조사들의 불만이 커졌다. 애플만 우대하는 이통사 정책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안 그래도 지난해 KT는 애플 아이폰,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S 등 특정 모델 판매에 집중하며 차별 논란이 불거져왔다. 토종 업체는 물론 해외 제조사들도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
애플의 경우 다른 제조사들과는 달리 이통사에 판매 보조금을 제공하지 않는 것도 대표적인 구설수 사항으로 꼽혀왔었다.
A 제조사 관계자는 “수년간 한국 이통사에 휴대폰과 함께 막대한 판매 지원금도 넘겨왔다”며 “애플 전용 서비스만 챙기는 그들에게 서운함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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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도 “특정 제조사에 대한 충성경쟁은 제 살 깎기와 마찬가지”라며 “애플의 서비스 개선 주문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와 팬택, 모토로라, HTC 등은 신작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 준비를 마무리 중이다. 아이폰 판매 경쟁이 과열된 가운데 이들이 받을 성적표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