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이 내정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인사 청문을 앞두고 방통위도 위원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 인사 청문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브리핑을 통해 이례적으로 최근 언론 등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현재 최시중 위원장과 관련해 안팎에서 제기되는 쟁점은 재산증가와 부동산 보유현황, 병역 문제 등이다.
최시중 위원장 연임 소식이 알려진 직후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지난해 관보에 따르면 현금자산만 무려 8억 이상이 늘었다”면서 재산과 자질 검증에 철저히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최시중 위원장의 재산이 2008년 출범 당시에 비해 1억8천700만원 순증했다고 밝혔다. 유가증권·건물 및 차량·회원권 평가액 등이 5억8천만원 감소한 반면, 펀드 평가액이 상승하고 정기예금 이자 증가한 데다 3년간 급여·이자·보험해지금 등 예금 적립으로 예금이 7억6천만원 늘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보유현황도 쟁점이 됐다.
방통위는 최 위원장이 소유한 분당 서현동 토지와 아산 온천동 토지, 포항 구용포읍 토지 모두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며 주말농장과 노후대비용으로 매입한 것으로 투기목적으로 매매한 사실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1959년 휴가 미귀대로 탈영한 기록이 남아있는 것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방통위는 “휴가 미귀대 발생 후 당일 자진 귀대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 도망·이탈이라면 군법회의에 회부돼야 하는데 관련 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탈영 문제와 관련해 최시중 위원장은 인사 청문 이후 2008년 4월초 출입기자들과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눈물로 억울함을 대신하기도 했다.
당시 최 위원장은 “딸이 TV에서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울었다”고 말문을 열며 “당시 소년가장으로 어렵게 공부해서 서울대 정치학과에 들어갔고 돈도 빽도 없던 놈이 왜곡된 모함에 군에 끌려온 상황에서 빨리 군대 마치고 취직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사람인데 왜 탈영을 하겠느냐”며 눈물을 터트렸다.
이 밖에도 최시중 위원장 아들의 군 면제와 관련된 서류 제출이 미비하다는 지적과 업무추진비가 과도하게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대부분 3년 전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됐던 문제로 이미 검증된 사항”이라며 “업무추진도 타 부처 장관들과 비교해 중간 정도”라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4일 청문 요청안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로 청문 요청안이 회부되면 문방위는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실시해 3일 이내에 완료하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국회는 청문회 3일 후에 경과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고 제출하지 못하면 10일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이후 국회에서 청와대에 송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방통위에서는 물리적으로 모든 절차가 25일 위원장 임기 만료 이전인 23일까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최시중 위원장의 연임을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상황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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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재송신 분쟁 중재, 미디어렙 도입, 통신 요금인하 등 시급한 정책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인사 청문 일정이 지연될 경우 행정공백이 발생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양문석 상임위원 선정 과정에서 인사검증과 임명절차가 지연되면서 업무 공백이 발생키도 했다.
최시중 위원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나머지 4명의 방통위 상임위원도 상당수 교체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방송통신 현안의 표류가 불가피 하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