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게임사, 위기감 팽배…"극복한다"

일반입력 :2011/02/28 09:40    수정: 2011/02/28 14:06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중견게임사가 2011년을 기회의 해로 삼고 신작 출시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실패의 고배를 마신 일부 게임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적 부진을 극복하고 재도약에 성공하겠다는 입장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게임사의 지난해 성적표가 하나 둘 공개됐다.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고는 실적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거나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신작이 성공하지 못했거나 게임 개발 연기 등으로 인해 실적 반영은 안됐기 때문. 실적이 하락세를 기록하거나 기대에 못 미친 성과를 얻은 것은 당연했다는 진단이 나온 이유다.

특히 일부 게임사는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기에 앞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각 중견게임사의 경영진이 회사 운영에 대한 위기감을 이제야 실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출시되는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면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서슬 퍼런 엄포도 있었다는 것이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복수의 전문가는 “일부 중견게임사는 2011년을 기회의 해로 삼고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며 “중견게임사들이 기대 신작을 대거 준비 중이고 태블릿PC 등을 활용한 사업 확장, 해외 시장 강화 등을 시도하고 있어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아 전했다.

■2011년 중견게임사의 기대 신작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엠게임, L&K로직코리아, CCR, 초이락게임즈, 윈디소프트, 한빛소프트, 액토즈소프트 등은 신작 출시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상반기 창천2를 통해 무협게임 전문 개발회사의 위치를 새롭게 다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이 회사는 비슷한 시기 미르의 전설3의 중국 진출을 시도한다.

미르의 전설3는 중국 대형 퍼블리셔사인 샨다를 통해 이르면 2분기, 늦어도 3~4분기에는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샨다 측이 2011년 중점 지원게임으로 선정한 만큼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엠게임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출시 예정인 WOD(워 오브 드래곤즈), 열혈강호 온라인2(이하 열강2)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래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WOD는 공중 전투의 맛을 잘 살렸다고 알려져 시장의 기대가 크다. WOD는 이르면 다음달 2차 비공개 테스트 일정이 공개된다. 열강2는 하반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전해졌다.

초이락게임즈(구 소노브이)와 CCR, L&K로직코리아, 윈디소프트 등의 중견게임사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초이락게임즈는 하반기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에 맞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SF판타지 MMORPG 베르카닉스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 25일 2차 비공개테스트를 시작한 베르카닉스는 4년여 개발기간이 소요된 작품이다. 이 게임은 언리얼엔진3.0로 무장한 그래픽 효과와 육해공 전투가 특징으로 SF 마니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CR은 슈팅 게임의 선구자인 포트리스의 리뉴얼 버전으로 상반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이후 RF온라인의 확장팩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L&K로직코리아는 상반기 거울전쟁: 신성부활를 내놓는다. 이 게임은 늦어도 가을께에 공개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전해졌다.

윈디소프트는 러스티하츠를, 한빛소프트는 삼국지천을 통해 실적 성장을 견인한다는 입장이다. 러스티하츠는 오는 4월 중 출시된다. 삼국지천은 지난 22일 공개서비스를 시작,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는 평가다. 소설 삼국지를 모티브로 탄생한 삼국지천은 삼국지 게임의 종결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이외에도 액토즈소프트는 MMOTPS 와일드플래닛에 이어 다크블러드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크블러드는 성인 전용 게임으로 최근 시장 트랜드에 부합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크블러드는 이르면 3월 공개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전해졌다.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도전…스마트폰&태블릿PC

일부 중견게임사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에 눈을 돌린 상태다.

중견게임사 중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이 회사는 별도 자회사인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를 설립해 태블릿PC 시장 공략을 위한 잰걸음이 한창이다.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는 엔곤소프트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지적재산권(IP)과 개발력을 확보, 곧 관련 결과물을 보여줄 예정이다.

오디션, 프리스톤테일 등으로 유명세를 탄 와이디온라인은 최근 신개념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와이디온라인 최초의 앱인 엔젤초이스가 그 주인공.

엔젤초이스는 가상 투자를 시작해 유저가 투자한 어플리케이션의 인기(랭킹)가 올라가거나 유저가 투자한 앱에 다른 투자자가 추가 투자를 할 때 자신이 투자한 배당이 많아지는 시스템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와이디온라인은 엔젤초이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와 독특한 게임성을 갖춘 신규 앱을 올해 2~3개 이상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사업 강화를 위해 해외 시장 전문가를 영업하는 등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웹젠, 인수합병 첫 스타트…“해외 시장 강화 차원”

해외 시장 강화부분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웹젠의 행보다.

웹젠은 지난달 이미르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이대영 대표의 지분을 포함한 발행 주식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가만 778억 규모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르는 유럽 시장을 선점한 중견 게임사로 향후 웹젠이 해외 시장 강화에 나설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합병 소식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복수의 전문가는 득이 많은 거래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웹젠의 경우 지난해보다 올해가 위기일 수 있다며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안정장치를 마련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기존 작품의 대규모 업데이트와 퍼블리싱 신작 파이어폴 이슈 외에 별다른 이슈가 없어서다. 웹젠이 2011년 어떤 먹거리를 통해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 이유다.

관련기사

웹젠에 따르면 2010년 총 매출 약 372억 원, 영업 이익 66억 원, 당기순손실 62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합병 전 구 웹젠 기준) 총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약 34%, 18% 증가한 것으로,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김창근 웹젠 대표는 “지난해의 경우 NHN게임스와의 합병을 통한 양사의 핵심 역량에 집중,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다”며 “올해는 기존 게임의 안정적인 성장과 더불어 전작의 흥행을 이어줄 차기작들의 도전과 전략적 해외 시장 진출로 웹젠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신 주주들과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