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퍼, '큐패브릭'…네트워크 경계 허물다

일반입력 :2011/02/24 17:10    수정: 2011/02/25 08:10

주니퍼네트웍스가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스위치장비를 중심으로 단순화하는 혁명을 시도한다. 네트워크의 경계를 허물고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최적화시켜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승부수다.

주니퍼는 갈수록 대형화하는 데이터센터의 확장을 단순화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아키텍처 '큐패브릭(QFabric)'을 공개하고 첫번째 관련 제품인 ‘QFX3500 스위치’를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큐패브릭은 '퀀텀 패브릭'의 약자다.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혁신’이란 의미인 퀀텀처럼 코어부터 액세스까지 복잡하게 구성된 스위치 계층을 패브릭 하나로 통합한다. 또한 IT관리자가 단 하나의 화면에서 모든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다.

이는 주니퍼의 데이터센터 R&D 프로젝트인 ‘스트라투스(Stratus)’에 기반한 결과물이다. 지난해 5월 주니퍼는 ‘3-2-1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전략’을 발표하고, 기존 3개 계층으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단일한 고성능 레이어로 통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아키텍처는 소형 모듈스위치를 조합하는 형태로 대용량을 지원했던 섀시 스위치를 ‘노드’, ‘인터커넥트’, ‘디렉터’ 등 3가지 요소로 구분했다.

노드는 디시전 엔진을 담당하는 장비다. 일종의 모듈형 스위치로 63개의 포트에서 10기가비트 이더넷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지연시간이 1마이크로 미만으로 매우 짧다. 파이버채널오버이더넷(FCoE)와 파이버채널(FC) 게이트웨이 기능을 제공해 모든 스토리지를 지원한다. QFX3500은 노드에 해당된다.

인터커넥트는 여러 노드를 연결하게 되는 고속 전송장치다. 노드를 모두 모을 경우 6천개 포트의 10기가비트 이더넷을 단일 장비로 제공한다.

디렉터는 공용 윈도우를 제공, 모든 장비들을 하나처럼 제어하는 장비다. 관리자는 이를 통해 한 화면에서 모든 네트워크 자원을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는 하나의 스위치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서버, 스토리지 영역에 각기 흩어져있는 스위치 네트워크를 이더넷 패브릭 하나로 묶었을 뿐 아니라 관리까지 통합했다. 서버와 스토리지, 방화벽 등은 아랫단의 큐패브릭을 중심으로 연결된다.

김성로 한국주니퍼네트웍스 엔터프라이즈SE팀 이사는 “경쟁사 최신 네트워크 구성에 비해 최대 10배 빠른 속도, 77% 낮은 소비전력, 27% 적은 수의 네트워킹 장비, 90% 적은 데이터센터 공간, 9배 적은 운영 리소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적인 운영비용 개선 효과로 클라우드 컴퓨팅 및 모바일 인터넷 수요 급증에 따른 지속적인 데이터센터 확장 비용을 감수해야만 하는 고객에게 매우 큰 혜택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 단순화는 시스코를 비롯한 모든 네트워크장비업체가 주장하는 이슈다. 그러나 주니퍼 측은 비교를 거부했다. 단일 운영체제(OS)인 주노스와 이에 기반한 SW기술이 업계 유일의 단일 패브릭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었다.

김 이사는 “경쟁사들이 내놓은 네트워크 단순화는 프로토콜을 통합하는 것에 그친다”라며 “컨피규레이션(배열)을 다시 해야 하고 L2기능만 지원해 관리 복잡성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리적으로 떨어진 각 스위치를 논리적으로 묶고 하나로 관리하는 것은 용량을 단순히 키운다고 끝이 아니다”라며 “지연시간과 여러 애플리케이션까지 강력한 SW기술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드는 24일 출시됐으며 인터커넥트와 디렉터는 오는 3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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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FX3500은 기존의 섀시형 이더넷 스위치로도 사용 가능하다. 기존 스위치의 프로토콜과 기능을 함께 지원하기 때문에 현재의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당장 적용할 수 있다. 3분기 후 인터커넥트 장비와 디렉터가 출시되면 노드와 연결해 계층을 하나로 통합하는 형태로 마이그레이션 하면 된다.

주니퍼 네트웍스의 CEO 케빈 존슨은 “데이터센터 컴퓨팅 및 스토리지 기술은 지난 10년간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레거시 네트워킹은 이를 뒤따르지 못하고 있었다”라며 “주니퍼는 멀티 레이어의 복잡성과 고비용 구조를 제거하는 큐패브릭을 통해 데이터센터 경제성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