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사장 "BBC 수신료 KBS 10배"…방통위 설득 안간힘

일반입력 :2011/02/17 18:03    수정: 2011/02/17 18:05

정현정 기자

“BBC는 우리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수신료를 받으면서도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KBS도 재원이 안정화 되면 BBC와의 격차를 줄여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다.”

김인규 KBS 사장은 17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뤄진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KBS 의견 청취’에서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KBS의 재원 안정화는 공영방송으로 가기 위한 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디지털 전환 문제가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며 “내년 말까지 디지털 전환을 차질없이 수행하려면 5천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의 KBS 재원으로는 도저히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신료가 인상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적자와 2014년까지 4천억원 규모의 차입경영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KBS가 진정한 공영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공영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건전한 재정이 확보돼야 한다”고 전제하며 “수신료 인상을 통해 유료 상업방송들과는 차별화되는 고품격 청정방송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고품질의 대형 기획 프로그램 투자 확대 ▲다큐멘터리 비율 확대를 통한 공영성·공정성 강화 ▲통합 디지털 재난·재해 방송시스템 구축 ▲난시청 해소를 통한 수신환경 개선 ▲소외계층 수신료 면제를 통한 사회적 약자 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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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를 인상하면서 왜 광고를 그대로 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BBC나 NHK처럼 선진 공영방송의 모습을 갖추려면 광고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KBS는 지난해 광고를 전면 폐지 하거나 광고 비중을 대폭 낮추는 두 가지 안을 제시했지만 의결권을 가진 KBS 이사회에서 논의 끝에 국민부담 최소화 등의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3천500원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해 왔어도 TV수신료만은 30년 동안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며 “이번 천원 인상은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공영방송을 존재하게 하는 의미있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