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KBS 사장이 오는 17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출두한다.
KBS가 2천500원의 수신료를 1천원 인상하는 내용의 안을 방통위에 제출했지만 KBS 재원 정상화와 콘텐츠 질 향상 등에 있어서 내용이 미흡했다는 방통위의 평가 때문이다.
방통위는 8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3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김인규 KBS 사장을 불러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의견청취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KBS 측의 책임자와 자료를 제출 받은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KBS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것이 행정기관으로써의 책무이고, 국민의 시각에서 청문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최 위원장의 제의에 상임위원들은 ‘30년 만의 수신료 인상’이라는 의미 때문에 일단 의결을 보류하고 대표자를 불러 의견청취를 하자는 데 합의했다.
다만, 대표자를 누구로 볼 것인가란 대목에서는 상임위원 간 의견이 엇갈렸다. 또 의견청취가 국회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데 있어서 무의미하다는 의견과 공영방송의 사장을 주무부처이자 규제기구에서 부르는 것이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는 법률자문담당관의 법적 자문을 받는 장면을 연출키도 했다.
이경자 부위원장은 “KBS의 안을 방통위가 검증해 국회에 의견서를 내고 최종적으로 국회가 승인하는 것인데 의견청취로 달라질 것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달라질 것이 있다면 해야겠지만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라고 말했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행정기관이 공영방송 경영진을 부르는 것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킬 수 있다”며 “이러한 간섭이 후일 잘못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따라서 경영진을 부르는 것보다 인상안을 결정한 이사회에서 설명하는 것이 맞다”며 “이사장과 여야추천 간사 1명씩을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시중 위원장은 “청문은 물어보고 답해주는 것인데 인사청문회란 말 때문에 고약하게 느껴지는 것”이라며 “KBS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의견청취를 하자는 것이며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BBC·NHK와 같은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1조3천억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KBS가 7천5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 것에 대한 답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도균 위원도 “일본 NHK의 경우에도 예산 승인을 할 때 정부와 접촉한다”며 “공영방송 사장을 직접선거로 선출하기 전에는 불가피한 필요한 일이고 정치적으로 볼 수 없다”며 의견청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형태근 위원 역시 “기회의 차원에서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여야 추천위원들 간 누구를 부를 것인가에 대한 결론은 이경자 부위원장이 “보고서를 제출한 책임자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김인규 KBS 사장이 출석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