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의 수신료 인상 논의다. KBS 입장에서도 왜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8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KBS 수신료 인상 결정을 보다 신중히 처리하는 차원에서 이날 의결을 미루고 17일 의견청취 절차를 한 차례 실시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상임위원들은 오는 17일 김인규 KBS 사장을 불러 의견청취를 한 차례 실시하고 이 결과를 포함해 최종 검토의견서를 25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날 상임위원들은 KBS가 24억원을 들여 4개월 동안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으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은 결과와 KBS가 1천원 수신료 인상안을 담은 보고서의 차이를 지적하며 의문을 표했다.
BCG는 KBS를 영국·일본의 BBC나 NHK 수준의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1조3천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신료를 6천500원으로 인상하고 광고를 모두 폐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반면, 이를 받은 KBS는 수신료를 1천원 인상하고 광고를 유지하는 안을 내놓았다.
최시중 위원장은 “수신료 인상안에 KBS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위상정립이나 콘텐츠 질 향상에 대한 계획 등이 없다”며 “BCG가 1조3천억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KBS는 7천5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 답을 들어봐야 하고 이를 토대로 검토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형태근 상임위원은 “BBC나 NHK는 수신료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프랑스는 올 연말 광고를 폐지키로 했으며 BCG에서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또 KBS의 안하고 방통위의 검토보고서 상 회계분석이 5천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 이를 확인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수신료 인상의 핵심이 KBS 재원구조의 정상화임에도 KBS가 제출한 인상안 보고서는 이에 적합지 않다고 보고 있어 한 차례 의견청취를 실시하는 계기가 됐다.
이상학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은 “수신료 인상안의 핵심은 재원구조의 정상화이고 이는 상업성 축소, 콘텐츠 질의 향상, 공적책무의 강화로 나뉜다”며 “하지만 KBS의 인상안에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어 적정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대표적인 것이 KBS가 방통위의 멀티캐스팅 정책이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예산항목에 반영한 것인데, 방통위 입장에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송도균 위원은 “광고 없는 진정한 공영방송을 만드는 첫 걸음을 뗀다는 점에서 이번 수신료 인상은 중요하다”며 “하지만 KBS가 제출한 광고수주 계획은 정말 이렇게 될 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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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자 상임위원은 “수신료 인상은 국민의 돈을 쓰는 문제이기 때문에 검증을 확실히 하는 것이 맞고 KBS도 궁극적으로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한 차례의 의견청취를 통해 KBS가 국민에 대한 책임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1994년 시작된 KBS 수신료 인상 논의는 지난 2007년 2천500원의 수신료를 1천500원으로 인상하고 광고를 3분의 1정도 축소하자는 안이 국회에 제출까지 됐지만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