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30만원대 스마트폰만 쓰라고?

일반입력 :2011/02/16 16:14    수정: 2011/02/16 17:53

김태진, 정현정 기자

‘청소년은 보급형 스마트폰만 써라?’

이통사의 2~3만원대 청소년용 스마트폰 요금제를 두고 ‘조삼모사’식 요금제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반용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기본료를 낮춘 대신 단말할인 혜택을 줄여,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본료 절감을 체감하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이통사가 단말기 보조금을 폐지하고 약정제도를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이 휴대폰 요금을 ‘기본료+단말할부비용’으로 인식하는 터다.

때문에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기본료만 낮췄을 뿐 매달 내는 돈은 똑같다”, “청소년은 저가 휴대폰만 쓰라는 것이냐”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이 올 3월 내놓을 예정인 청소년용 스마트폰 요금제인 ‘팅스마트’, 그리고 ‘올인원팅’ 역시 이 같은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SK텔레콤의 청소년용 스마트폰 요금제는 청소년층의 휴대폰 이용패턴을 고려해 기본료를 내리고 음성·문자·데이터를 자유롭게 조절해 쓸 수 있도록 했으며, 무선데이터 제공량이 확대됐다.

일례로, 기본료가 2만원인 팅스마트 요금제를 선택하면 무료 데이터로 제공되는 100MB 외에 1만9천원 내에서 음성(초당 2.5원), 문자(건당 15원), 데이터(패킷(0.5KB)당 0.025원)를 이용자가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올인원팅은 기존 올인원 요금제와 동일하지만 제공되는 데이터 제공량이 100MB→500MB(올인원팅35), 500MB→1GB(올인원팅45)로 늘어났다.

이처럼 일반 스마트폰 요금제에 비해 기본료가 낮아지고 데이터량이 늘었지만 팅스마트의 경우 단말할인 혜택이 없고, 올인원팅은 일반 올인원 요금제와 동일한 상태에서 데이터량만 늘어 데이터를 초과 사용하지 않는 한 요금할인 효과를 누릴 수 없다.

한 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통신비 인하 압박에 기본료를 낮추고 데이터량을 늘렸지만 요금할인 형태로 제공하는 단말보조금이 없어 소비자가 요금인하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괸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용 요금제 가입해도 결국 5만원대

때문에 SK텔레콤의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를 팅올인원35(기본료 3만5천원)를 이용해 가입할 경우 T할부보조금이나 스페셜 할인 등 단말할인폭이 기존 올인원 요금제와 동일해 매달 내야 하는 총 금액은 5만1천원으로 같다. 이는 KT가 청소년용 요금제로 운용 중인 i-틴 요금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업체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스페셜·더블할인을 기본료 할인이라고 하지만 실제 대리점에서는 이를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단말할부금을 깎아주는 것으로 이해시키고 있다”며 “통신사가 마케팅비 관리 차원에서 이런 구조를 만든 것이고 이 같은 사정은 나머지 통신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팅스마트의 경우는 아예 단말할인이 배제돼 있어 이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이용자가 단말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일반폰에 비해 스마트폰이 고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이통사의 보조금 없이 구매하기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청소년 요금제의 요금절감 효과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2년 약정에 따른 기본 할인금액 내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SK텔레콤은 갤럭시S를 팅올인원35로 가입할 경우(2년 약정 기준) T할부보조금으로 16만원, 추가로 스페셜 가입 시 26만원 등 약 42만원을 할인해주고, 이용자는 기본료와 단말할부금으로 약 5만1천원을 내야 한다.

KT 역시 아이폰4(16GB·2년 약정 기준)를 i-틴 요금제로 구매하면 약 39만원을 할인해주고, 소비자는 기본료와 단말할부금으로 5만2천원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2~3만원대의 청소년 요금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40만원 미만의 스마트폰이 출시돼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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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방통위와 SK텔레콤 관계자 모두 공통적으로 “단말할부금을 통신비에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고 청소년들이 아이폰이나 갤럭시S와 같은 고가의 스마트폰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보급형 스마트폰들이 본격 출시되면 요금절감에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이통사와 제조사가 스마트폰 가격을 고가로 책정해 놓고 이를 기본료에 포함시키고 요금할인을 해주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며 “과거 일반폰을 쓸 때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통신비 지출이 커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