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KT와 SK텔레콤이 출시한 스마트폰인 아이폰과 T옴니아2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한 이용자의 볼멘소리가 높다.
스마트폰 요금제의 기본료가 표준 요금제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무선데이터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이용자들에게 불합리한 요금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1일 KT와 SK텔레콤에 따르면, 아이폰 가입자는 3월 31일(개통 기준) 현재 50만2천명, T옴니아2는 45만명을 넘어섰으며, KT의 쇼옴니아 가입자 4만명까지 더할 경우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옴니아를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가입자만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위해 무선데이터 이용요금을 낮춘 전용 요금제인 ‘i’와 ‘올인원’ 상품을 운영 중에 있다. 양사의 요금제 모두 기본료가 3만5천원에서 9만5천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6개의 상품이다.
■ KT 스마트폰 요금제, 기본료 낮을수록 ‘손해’
KT의 i 요금제의 기본료는 ▲i-슬림 3만5천원 ▲i-라이트 4만5천원 ▲i-토크 4만5천원 ▲i-미디엄 6만5천원 ▲i-스페셜 7만9천원 ▲i-프리미엄 9만5천원 등이다.
기본료에 따라 ▲음성 150~800분 ▲문자(SMS) 200~300건 ▲데이터 100~3GB의 무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기본료가 낮을수록 제공되는 음성 무료서비스가 적고 데이터 비중이 높다.
일례로, i-슬림 요금제의 경우 기본료 3만5천원에 150분의 음성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데, 이는 1만6천200원(10초당 18원)에 해당하는 요금으로 기본료의 46%다. 반면, 기본료가 9만5천원인 i-프리미엄은 800분을 제공하며 이는 8만6천400원으로 기본료의 90%에 해당한다.
결국, KT는 기본료가 낮은 스마트폰 요금제에는 무료통화량을 줄이는 대신 데이터 비중을 높이는 방법으로 이용자들로 하여금 통화량에 대한 부담을 안기고, 사용하지 않는 데이터에 대해서는 꼬박꼬박 요금을 내도록 만든 셈 이다.
이날 KT가 발표한 것처럼, 아이폰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442MB이고 이중 무선랜(Wi-Fi)존에서 사용하는 비중이 52%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 이용자의 대부분은 데이터를 소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이용자 불만 때문에 KT는 최근 무료 통화량을 늘리고 데이터양을 줄인 ‘보이스 스타일’의 i-토크 요금제를 내놓았다. 하지만 i-토크는 기본료가 4만5천원으로 같은 i-라이트에서 무료 통화를 50분(5400원) 늘리는 대신 데이터는 400MB(2만480원)를 줄이는 방법을 써 KT가 꼼수를 부렸다는 평가다.
특히, 단말 할부금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이용자들이 4만5천원 요금제를 가장 많이 선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KT가 소비자보다는 사업자 중심의 요금제 구성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 SK텔레콤, KT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더 ‘불합리’
SK텔레콤의 올인원 요금제의 기본료는 ▲올인원35 3만5천원 ▲올인원45 4만5천원 ▲올인원55 5만5천원 ▲올인원65 6만5천원 ▲올인원80 8만원 ▲올인원95 9만5천원 등이다.
SK텔레콤 역시 기본료에 따라 ▲음성 150~1000분 ▲SMS 150~500건 ▲데이터 100~2GB의 무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올인원 요금제는 KT의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기본료가 적을수록 무료 통화와 SMS 제공 건수가 더 적다.
그만큼 기본료에서 음성과 SMS가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고 데이터양을 늘렸다는 것이다. 실제, 기본료가 3만5천원인 i-슬림과 올인원35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성과 SMS의 요금을 따져보면 2만200원과 1만9천200원, 4만5천원인 i-라이트와 올인원45는 2만7천600원과 2만5천600원으로 차이가 났다.
반면, SK텔레콤은 기본료가 9만5천원으로 가장 비싼 올인원95의 경우 1000분의 무료 통화와 500건의 SMS를 제공하면서, 기본료 대비 124%(11만8천원)나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이폰의 경우 애플 앱스토어에 10만건에 이르는 애플리케이션과 KT가 1만3000곳의 무선랜(Wi-Fi)존을 운영하고 있어 무선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한 콘텐츠와 인프라가 SK텔레콤보다 나은 편이지만, T옴니아2는 T스토어에 3만5천건의 애플리케이션과 무선랜존이 적어 상대적으로 요금제의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무료 데이터 사용량을 초과 사용할 경우 KT가 데이터 통화료를 패킷(0.5KB)당 0.025원을 적용하는 반면에, SK텔레콤은 이보다 약 8배 높은 패킷당 0.2원을 적용하고 있어 데이터 통화료를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통사들이 무선데이터 이용료를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공되는 무료 통화량이 적어 월평균 통신비 지출이 높아졌다”며 “KT의 일반폰 ARPU가 3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올라간 것도 이러한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무선데이터 이용이 활성화되면 현재의 스마트폰 요금제 구조가 나을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기존 통신이용패턴을 감안하면 이를 고려한 요금제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요금제가 나오지 않으면 이용자들의 데이터 이월요구나 음성 전환요구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