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규제 선진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 후보자는 1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통신위의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에 최종 임명될시 “문화콘텐츠 육성을 위해 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없애겠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먼저 강승규 의원(한나라당)이 정 후보자의 모두발언을 인용 “문화의 힘을 통한 창조와 융합을 이루기 위한 비전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현장에서 늘상 나오는 요구는 규제 완화다. 문화산업의 양적 팽창 뿐 아니라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문화부는 사실상 문화복지부의 구실만 하고 문화산업부로서의 역할은 취약했다”는 나경원 의원(한나라당)의 지적에 정 후보자는 “지난해 통과한 콘텐츠산업진흥법의 주무부처로서 방송통신위원회와 영역을 확실히 조율해 법안 시행령 제정 등을 향후 최우선과제로 두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정 후보자는 “모태펀드 운영으로 콘텐츠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새로운 제작 환경을 제공, 가능성 있는 분야를 선택·집중해 지원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술변화로 인한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에 대해서도 콘텐츠산업진흥법을 근간으로 적극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게임 셧다운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을동 의원(미래희망연대)의 게임과몰입 대책 마련 주문에 정 후보자는 “게임은 양면성이 있는 산업”이라며 “셧다운제가 게임의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인지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청문회에선 정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논문 표절 의혹을, 같은당 최문순 의원은 후보자 부인의 기획부동산 투기 의혹을 던졌다.
성균관대 박사학위 논문이 국내 논문을 일부 표절했다는 최종원 의원(민주당)의 지적에 정 후보자는 “논문을 쓸 당시 관행대로 원전 각주를 했지만 같은 원전을 인용한 다른 논문은 (각주를) 동시 게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최문순 의원(민주당)이 경기도 양평의 농지를 증여받는 과정의 부동산 실명제 위반 사실을 거론하자 후보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바로 증여받은 유산을 신고하지 못했으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라는 판단은 못했다”고 설명했다.
두 달에 한번 꼴로 발생한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도 도마 위에 올랐다. 허원제 의원(한나라당)이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정 후보자는 “지역구인 양평·가평의 전체면적이 서울의 2.7배나 된다”며 “국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에 쫒기다보니 이런 문제를 미처 챙기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 편법지원 의혹이 제기된 ‘남한강 예술특구’와 관련해서도 정 후보자는 “국회 문방위원장으로 (예산배정을 위해) 의견을 적극 개진했지만 결코 사리사욕은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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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청문회는 현재까지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의 험상궂은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았다. 위원장 직무대리인 한선교 한나라당 간사는 “보기 드물게 모범적인 청문회”라고 평가했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 내정자는 김영삼 정부 당시 최연소 청와대 비서관으로 발탁돼 정치계에 입문했다. 지난 2000년 제16대 총선으로 국회에 입성해 3선의 관록을 쌓았으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