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1]구본준 LG "제조 경쟁력 회복 시간 필요"

일반입력 :2011/01/09 11:55    수정: 2011/01/10 17:02

라스베이거스(미국)=봉성창

큰 회사가 CEO 한 사람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좋아지겠습니까.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11 방문 중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취임 석 달이 지난 구 부회장은 여전히 열심히 업무 파악 중이라면서도 특히 사업장을 열심히 돌아다녀봤다고 말했다. 비단 국내 사업장 뿐 아니라 중국 텐진이나 맥시코 공장들도 포함됐다.

구 부회장은 전임 CEO가 마케팅을 지향해 그런 측면에서는 발전이 많이 있었을 것 같다며 기본 경쟁력인 연구개발과 생산, 품질에 포커스를 둘 생각이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닉스 인수 없다 재차 강조

그는 공격 투자의 달인답게 올해 투자액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부회장은 모터와 콤프레셔가 LG전자의 대단한 강점이라며 제품의 경쟁력은 부품에서 나오는 만큼 에어컨 분야와 같이 기술 수준을 세계 톱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금형 기술이나 LG전자의 자랑인 생산기술원 등을 통한 연구개발 역시 보다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지난해보다는 많고 지난 3년 동안의 평균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오너 CEO 답게 투자를 대폭 늘릴 것임을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하이닉스 인수 건에 대해 구 부회장은 손사래를 치며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하이닉스에 대해 좋은 회사가 됐지만 시너지 효과도 없고 인수할 가치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LG전자 하나만 정신없이 뛰고 있어도 시간이 모자른다고 말했다.

또한 구 부회장은 M&A와 관련해서도 좋은 사업이 있으면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지만 그 가운데에도 하이닉스는 빼놓겠다며 인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구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대해서 휴대폰 비즈니스는 B2B인 만큼 쉽게 만회하기 어렵다며 올해 고생하면 내년 쯤에는 좋은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신성장 동력은?

경쟁사에 비해 LG전자의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구 부회장은 차분한 어조로 머릿속에 신규 사업(아이디어)가 너무 많다며 몇 가지 예를 들었다.

구 회장이 열거한 LG전자의 신성장동력 중 첫번째는 전기자동차 모터다.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 전시된 전기자동차에는 LG전자가 생산한 모터가 탑재됐다. 또한 전기자동차의 냉난방시스템과 관련해 전기 소모를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냉난방을 하는 기술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처리 부문 역시 구 부회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구 부회장은 수처리 부문에 대해 여러 청주 마그네틱 사업부와 LG하우시스 등과 연계해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즈마 라이팅'이라는 생소한 사업 분야도 소개했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빛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플라즈마 라이팅'은 주로 스키장이나 골프장 등에 설치하면 야간에도 대낮과 같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은 곤지암 스키장과 같은 곳에 이미 설치돼 있다며 잘만 키우면 세계적인 사업부를 탄생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관련기사

구 부회장은 이외에도 솔라 사업 등 평소 하루종일 말해도 모자를 만큼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선보일 신규 사업은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LG전자가 신성장동력이 없다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 부회장은 지금보다 강하고 독하게 개발하고 일도 스마트하게 해야한다며 기본을 지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