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만 믿던 시대는 끝?’
KT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영입에 팔을 걷어 붙였다. 애플 의존도를 줄이면서 SK텔레콤을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팬택과 HTC 등 안드로이드 우군들이 KT와 손을 잡으면서 전력 누수를 걱정할 상황이다.
■SK텔레콤→KT, 옮겨타기 줄줄
1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팬택, HTC, 델(DELL) 등과 제휴를 맺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공세에 나섰다.
HTC는 이미 지난달 KT로 ‘디자이어HD’를 출시했으며, 팬택과 델도 내주 신제품을 선보인다. 보급형이 아닌 차세대 전략 제품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팬택과 HTC는 SK텔레콤 안드로이드 연합에서 삼성전자 다음의 핵심 멤버다.
팬택은 SK텔레콤의 휴대폰 자회사 스카이(SK텔레텍)를 2005년 합병, 사업을 진행해왔다. SK텔레콤을 통한 판매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이유다.
올 들어 미라크와 이자르 등 보급형 스마트폰을 KT에 공급했지만, 베가를 비롯한 고급형은 오로지 SK텔레콤 버전으로 만들었었다.
HTC도 지난 6월 ‘디자이어’를 SK텔레콤으로 출시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KT로 방향을 선회했다.
■SK텔레콤은 삼성폰만 챙겼다?
두 회사는 KT와 손잡은 속사정에 대해 함구하지만 SK텔레콤의 삼성전자 집중 챙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경영진들의 발언에서 이 같은 내용이 엿보인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지난 7월 간담회서 “SK텔레콤이 삼성전자 갤럭시S에 올인했다”며 “(SK텔레콤으로부터) 서너번의 펀치를 맞는다면 우리는 벼랑 끝에 몰릴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당시는 갤럭시S가 출시 20일만에 판매량 30만대를 돌파한 반면, 팬택 시리우스는 비교적 성적이 미흡했던 상황이었다.
피터 쵸우 HTC 대표의 경우 “SK텔레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고, KT와 밀착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HTC 역시 디자이어 판매량이 약 5개월간 5만여대에 그치는 등 SK텔레콤과 사업하면서 큰 재미를 못 봤다.
■KT, 안드로이드 영입 가속…SK텔레콤 반격은?
KT는 이 같은 SK텔레콤 연합의 균열을 파고들어 세를 불리는 데 일단은 성공한 모습이다. 여기에 아이폰 도입으로 멀러졌던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최근 개선한 것도 기대 요소다.
아이폰4 물량 수급에 차질을 빚는 등 대하기 까다로운 애플 대신 안드로이드 진영과 손잡겠다는 시나리오가 진행 중인 것이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HTC에 이어 팬택, 델과 손잡고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시장 수요에 맞는 스마트폰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대응책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충성도를 높일 처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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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가 200만대 가까이 팔리는 등 여전히 선전 중이지만, KT와의 경쟁 우위를 위해서는 다른 제조사들의 힘도 절실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갤럭시S를 대표 스마트폰으로 내세웠지만 다양한 라인업으로 고객 선택권을 늘린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