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애플의 스마트폰 로맨스가 식어가는 모습이다. SK텔레콤 못잖은 안드로이드 전력을 구축, 애플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KT의 의지가 드러났다.
그동안 애플 아이폰에 집중해 온 KT가 안드로이드 우군을 적극 영입하면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KT “우리 편 모십니다. 삼성도...”
12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고급형 스마트폰 확보에 팔을 걷어 붙였다.
우선, 4인치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2.2(프로요) 운영체제를 탑재한 팬택의 야심작을 이달 중 출시한다. ‘안드로이드 올인’ 작전을 세운 팬택과 궁합을 맞추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팬택이 SK텔레콤 이외 통신사로 고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KT에 공급한 ‘미라크’와 ‘이자르’ 등 스마트폰은 중저가 보급형이다. 앞서 KT는 대만 HTC의 전략 스마트폰 ‘디자이어HD’를 지난달 30일 출시했다. 구글과 ‘넥서스원’을 합작하는 등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강자로 꼽히는 HTC가 기존 파트너 SK텔레콤 대신 KT를 택한 것이다.
아이폰 도입 후 관계가 서먹해진 삼성전자도 KT의 포섭(?) 대상이다. 지난 2일 서유열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박재순 삼성전자 한국총괄 전무와 농구장서 이른바 ‘응원전 미팅’을 갖고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삼성전자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탑재한 차세대 전략 휴대폰을 SK텔레콤이 아닌 KT로 13일 출시한 것 역시 두 회사 간 화해 분위기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KT 관계자는 “연초에 비해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상당히 훈훈해졌다”며 “크고 작은 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도한 애플, KT 피곤해?
이에 대한 업계 평가는 '올 것이 왔다’로 요약된다. 애플의 돌출 행동 때문에 적잖이 고생해 온 KT이기에 다른 제조사에 눈을 돌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이다.
애플은 여러 번 KT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지난 10월 중국에 아이폰4 물량을 전진 배치, 국내 수급 차질을 빚은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KT는 이용자 비판이 쏟아져 누차 사과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최근에는 아이패드를 자체 판매하면서 KT의 예약 판매 이벤트를 무색하게 만든 한편, SK텔레콤의 아이폰 출시도 검토 중이다. KT의 안드로이드 강화 전략은 이런 가운데 나왔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계속해서 고급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며 “단말기 제조사들과 긴밀한 마케팅 전략 구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내놓을 대응책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 갤럭시S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다른 제조사 모델들은 냉대했다는 지적을 받아 온 SK텔레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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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결국 SK텔레콤 안드로이드 연합의 균열로 이어졌고, KT에게 반사이익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잡해져가는 스마트폰 시장서 친구와 적을 구분하지 못할 상황”이라며 “이용자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 제공이 중요해진만큼 특정 파트너에 대한 ‘올인’ 작전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