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의 밀애가 예사롭지 않다.
24일 KT·HTC에 따르면, 오는 29일 HTC는 국내에 출시하는 4.3인치 스마트폰 ‘디자이어HD’를 KT에 우선 공급키로 하는 등 올 상반기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HTC가 디자이어HD 출시 이전에 선보인 스마트폰인 ‘디자이어’와 ‘HD2’는 SK텔레콤이 KT의 아이폰 대항마로 내놓았던 전략폰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급전략은 이례적이다.
특히, HTC 디자이어HD 런칭 행사에 KT의 이동전화사업을 책임지는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어서 표 사장의 입도 주목된다.
KT는 타 스마트폰과 달리 요금조회 애플리케이션인 ‘쇼 고객센터’와 자사 앱스토어인 ‘올레마켓’ 애플리케이션을 디자이어HD에 기본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디자이어HD가 3.5인치와 4인치 크기의 아이폰·갤럭시S보다 큰 4.3인치 화면으로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장점을 갖고 있는 만큼, KT가 최근 내놓은 ‘스마트러닝’과 같은 교육콘텐츠에 최적화시킨 단말로 활용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아이폰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S 판매에 주력하면서 상대적 소외감을 느낀 HTC가 KT와 향후 전략적 관계를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대로, KT는 아이폰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포트폴리오에서 SK텔레콤에 열세였고, 이를 HTC를 통해 만회하려는 요구가 양사의 전략적 관계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SK텔레콤의 강력한 우군이었던 모토로라처럼, HTC가 향후 KT의 조력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아이폰 국내 도입을 협상 중인 SK텔레콤의 입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HTC 측은 “디자이어HD를 KT에 우선 공급하는 것이지만 단독제휴가 될지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고 말했고, KT 관계자 역시 “올레마켓 앱이 기존 탑재되지만 디자이어HD가 안드로이드폰인 만큼 타 스마트폰과 같은 조건”이라며 “아직 전략적 제휴를 맺은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아이폰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600만명에 육박한 스마트폰 시장에 KT와 HTC의 전략적 관계가 어떤 바람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