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모바일시장은 황금어장"

일반입력 :2010/12/20 18:00    수정: 2010/12/21 16:11

송주영 기자

언제 어디서든 역동성 넘치는 영화와 인터넷 서핑 등을 즐길 수 있는 역동성 넘치는 유비쿼터스 세상의 중앙에 반도체 칩이 숨어있다. 신생 기업이 시장 판도를 뒤흔들 만큼 스타기업으로 단숨에 부상하는가 하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이 시장에서 칩은 이 역동성 넘치는 IT산업의 두뇌이자 심장이다.

올해는 아이패드, 아이폰4를 신호탄으로 삼아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IT시장의 역동성이 돋보인 해였다. 그리고 그 IT 시장의 역동성 속을 보면서 반도체회사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쾌재를 불렀다. 엔진이자 두뇌인 칩시장의 성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장밋빛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칩 회사의 파워는 IT기기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특히 기존의 PC 휴대폰 TV가 제각각 흘러가던 시장이었다면 2010년은 그 어느때보다도 이들 스크린 간 연동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생존전략도 크게 바뀐 한해였다.

태블릿PC라는 신개념이 PC를 모바일과 결합하는 추세로 진화하자 세계 1등 반도체기업 인텔은 기존의 동맹군 MS에 등을 돌리고 세계 휴대폰 1위 노키아와 손잡았다. 그래픽과 CPU의 결합으로 더욱 이동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강조되기 시작했다. 애플은 과거의 파워칩으로 이루려다 실패한 PC제왕의 꿈을 아이패드로 실현하기 시작했고 아이폰으로 또다른 영역에서 세상을 제패하고 있다.

세상은 과거보다 좀더 이동성이 좋은 수많은 단말기가 쏟아져 나오는 세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성능을 지향하도록 지원하는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는 반도체회사들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인텔,퀄컴,엔비디아, NXP,AMD,ARM,페어차일드,TI,ADI,프리스케일 같은 수많은 반도체 회사들은 이같은 모바일, 유비쿼터스 전성시대의 총아로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의 수많은 회사들을 대상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업계의 가장 중요한 테스트베드이자 소비시장

세계적인 IT강국이자 세계적인 휴대폰, 가전,컴퓨터 등 IT단말기의 메이저 공급사가 있으면서 동시에 첨단 IT기기의 얼리어답터들이 포진하고 있는 한국시장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이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은 전세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다지는 최대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칩 회사들이 한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2010년 한국시장에서는 전세계 반도체 회사들 가운데 눈이 휘둥그레질 변화가 특히 많이 목격됐다. 수년전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던 램버스,테세라 같은 회사들이 한국시장에 다시 진입해 이 황금어장을 노리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IT업계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법의 변화, 인터넷기업 중심으로 끝없이 인터넷 사용방식에 대한 진화를 실현하는 노력 등이 상호 시너지효과를 가져왔다.

그결과 스마트폰, 태블릿,스마트폰,e북 리더 등 다양한 스마트단말기의 급부상과 이들간의 연동으로 특징지어지는 인터넷 사용생태계의 변화와 똑똑한 IT단말기, 이른바 스마트기기가 우리의 생활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애플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RIM, HP, 델, 도시바 등 단말기 및 PC 업체들은 새로운 흐름에 앞서가기 위한 제품 전략을 바꿔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움직이는 세상의 중심에는 결국 칩이 자리잡고 있다.

반도체가 집적회로로 처음 등장한 1958년 이래 52년이 지난 2010년 세밑 인류는 SW와 결합한 똑똑한 반도체가 세상을 주도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칩이 주도하는 세상은 우리주변의 생활가전제품에서 휴대폰, 태블릿PC,스마트TV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우리의 생활을 변혁하면서 편리한 스마트세상으로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반도체와 IT단말기 업계의 새로운 짝짓기 시작됐다

하지만 모든 산업이 그러하듯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고, 영원한 동맹이 없는 법.

인텔과 노키아의 제휴에 따라 등장할 예정인 모바일 OS 미고(MeeGo)는 이 모바일세상으로의 변화가 새로운 차원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MS와 인텔의 이른바 윈텔 동맹은 이로써 또다른 국면을 맞았다.

MS가 윈도폰7으로 모바일 시장에 대한 새로운 의욕을 가다듬으며 전열을 정비하는 가운데 인텔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인텔은 삼성전자와의 치열한 경합 끝에 아이폰용 베이스밴드칩을 생산하는 인피니언의 모바일사업부를 14억달러에 인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핵심칩인 A4칩을 자회사를 통해 조달하면서 반도체 강자이자 모바일 단말기의 강자로 부상하는 이변을 낳았다. 애플은 또한 퀄컴과 동맹, 향후 등장할 아이폰월드폰에 퀄컴듀얼칩을 채택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세상은 과거와는 또다른 차원의 IT기기와 반도체회사 간의 합종연횡 및 이합집산을 보여주고 있다.그래픽칩 제조회사인 엔비디아가 모바일칩을 만들고 있는 것 또한 괄목할만한 변화다. 20년전 시작한 반도체 지적재산권(IP)기반의 반도체 공급모델도 또한 주목할 만 하다.

■태블릿·스마트폰 시장 ‘쑥쑥’ 성장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그룹은 지난 10월 ‘태블릿 성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미디어태블릿 시장 성장률을 181%로 전망했다.

올 연말까지 미디어 태블릿이 1천950만대가 팔려나가고 내년 판매 전망치는 5천480만대다. 2014년에는 이 시장이 2억800만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도 만만치 않다. IDC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30% 늘어난 2억2천680만대로 추정했다. 이 수치는 오는 2014년까지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4년 출하량 예상치는 4억3천840만대다.

반도체 업계 역시 이런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1위 인텔이 PC에서 모바일로 시장 확대를 선언한 가운데 그래픽 시장 강자인 엔비디아도 모바일 제품을 출시했다. 엔비디아 모바일 듀얼코어 제품은 최근 LG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기도 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프리스케일, ST마이크로 등 독립통합반도체(IDM) 세계 굴지의 내로라하는 업체도 가전 시장 공략을 선언하며 스마트 기기 시장을 반도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핵심 시장으로 삼고 있다. 반도체 업체의 전략과 비전을 통해 향후 IT세상의 흐름을 짚어본다.

■PC 시장 강자들, 모바일 ‘애정 공세’

모바일 시장을 잡기 위한 반도체 업체의 공세가 뜨겁다. 시장에 뛰어든 업체 중에는 PC 시장 강자인 인텔, 엔비디아 등의 이름도 눈에 띈다.

인텔은 내년 아톰칩 다음 버전인 오크트레일을 내놓는다. 최근에는 폴 오텔리니 인텔 CEO가 “내년에 35개 태블릿에 인텔 아톰칩이 탑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크트레일은 기존 인텔 제품이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는데 약점으로 지적됐던 전력 소모량을 크게 개선한다. 인텔은 제품 기능을 개선하며 내년 상반기 내 스마트폰에도 오크트레일이 장착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는 ARM이 강자 자리에서 버티고 있다. ARM 진영의 내년 공세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ARM은 휴대폰 시장 점유율 95% 점유율을 기록한 ARM은 ‘ARM계열’로 불리는 강력한 생태계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의 강세를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 분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통신시장에서 위세를 떨치는 퀄컴, 그래픽카드 강자에서 모바일 시장 강자를 꾀하는 엔비디아 등이 모두 ARM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다. ARM 계열 제품은 저전력, 소형 크기로 모바일 시장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ARM 계열 모바일 듀얼코어 제품 대거 출시

내년에는 ARM 계열에서 듀얼코어 제품이 대거 출시돼 시장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듀얼코어 제품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성능이 강화된 스마트폰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게임이나 동영상 기능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초 스냅드래곤을 선보이며 더 강력해진 모바일용 반도체를 선보인 퀄컴은 내년 초 듀얼코어를 탑재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다. 내년말까지는 4세대 통신, 롱텀에볼루션(LTE)를 지원하는 듀얼코어 제품을 상용화하며 3세대, 4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퀄컴은 공정 분야서도 혁신을 꾀한다. 조만간 28나노 미세공정까지 선보이며 이 분야에서 경쟁사를 따돌릴 계획이다. 이같은 지원 속에 차세대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기기 시장을 주도해나갈 예정이다.

초저전력 듀얼코어 모바일 웹프로세서인 엔비디아 테그라2도 내년 주목할 만한 제품이다. 테그라250은 2개 ARM 코어텍스-A9 코어, 엔비디아 그래픽 프로세싱 유닛(GPU) 등 유닛에 최적화됐다. 통합 시스템온칩(SoC)로 긴 배터리 수명과 뛰어난 비주얼, 웹 환경을 자랑한다.

엔비디아는 테그라250은 초저전력 프로세싱으로 최대 200시간 음악 재생, 15시간 동영상 재생 등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렸다. 게임 처리 속도도 기존에 비해 5배 빨라졌다.

TI도 최근 모바일용으로 ARM 코어텍스-A9을 탑재한 OMAP4440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1.25배 그래픽 성능 증대, 30% 웹페이지 적재 시간 단축을 구현했다. TI는 1.5GHz 고속 클록 속도를 구현한 OMAP4 플랫폼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레미 엘 오잔 TI OMAP 플랫폼사업부 부사장은 “OMAP4430 프로세서 기반 제품들이 내년 양산될 예정”이라며 “일상생활에서 모바일 기술을 사용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프리스케일도 ARM 코어텍스-A8 기반 1GHz I.MX53을 내놓고 있다. 연내 1.2GHz까지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윈도 다양한 모바일 운영체제를 지원한다. 프리스케일은 내년 초 태블릿, 전자책, 기타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확장 가능한 프로세서 시제품도 제작할 예정이다.

■전력 반도체 업체도 모바일 시장 공략

코어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업체뿐만 아니라 전력관리 등 부품을 공급하는 반도체 업체도 모바일 시장을 노린다. 모토 구동 반도체 등으로 산업용 시장에 강점을 갖고 있는 페어차일드도 휴대폰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를 꾀했다.

페어차일드는 배터리 수명을 확장시키고 휴대제품 설계 공간을 줄이는 ‘팬5362, 5365’ 등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중이다. 이 제품은 고용량 요구를 지원하며 휴대폰 설계 최적화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페어차일드는 최근 다양해지는 멀티미디어 기능 지원을 위한 전력 감소 기술을 내세워 휴대폰 시장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내셔널세미컨덕터(NSC) 역시 5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각오다.

NSC는 파워와이즈라고 불리는 기반 기술을 이용해 모바일용 전력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시그널 패스 제품군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켰다. 최충원 NSC코리아 지사장은 모바일 시장에서의 요구와 NSC 강점이 잘 들어맞는 것이 바로 에너지 효율부분이라고 강조했다.

ST마이크로는 모바일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킨 애플에 제품을 공급했다. MEMS 모션센서, 자이로스코프 등이 모두 애플 아이폰 제품에 탑재됐다. 애플을 시작으로 지난 2분기부터는 국내 휴대폰 업체에도 같은 제품을 공급했다.

관련기사

특히 센서 기반 제품은 올해부터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시스템반도체 업계 3위를 자랑하는 종합반도체 업체로 규모면에서도 밀리지 않는 만큼 새로운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중이다.

모바일, 스마트 기기 시장은 내년 이후에도 계속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반도체 업체도 더 강력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듀얼코어에서 쿼드코어로, 계속된 진화를 준비중이다. 이제 막 시작된 반도체 업체 강자들의 스마트 기기 기장 경쟁에 따라 또 다시 스타 업체가 부상하는 등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