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에도 소셜네트워크 바람

일반입력 :2010/12/07 15:06    수정: 2010/12/07 15:28

손경호 기자

사람들 간의 소통을 촉진시키면서 구글을 넘어설 비즈니스 파워로까지 인식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기업을 고객으로 삼는 대표적 분야인 반도체기업으로까지 번져 나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은 최근 불어닥친 SNS바람을 반도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회사 또는 해당직원 차원에서 트위터를 개설하거나 스마트폰용 마케팅 앱을 제공하면서 이른바 ‘소셜바람’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본사 차원의 소셜마케팅 바람은 국내 반도체지사에도 어김없이 불어와 인텔코리아· NXP코리아·ARM코리아·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코리아 등이 이를 적극 활용하면서 마케팅, 고객지원 바람을 타고 있다.

이들기업 관계자들의 SNS는 회사 고객지원 뿐만 아니라 일반고객들에게 자연스레 회사이미지를 제고시키며 보이지 않게 기업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일반인 트위터 팔로어에 공연제공···회사이미지 제고

SNS마케팅에 가장 활발하게 나서는 대표적기업인 인텔(대표 이희성)은 트위터로 친해진 일반인 팔로어에게 공연을 제공하면서 회사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활용한 케이스다.

이 회사는 이미 3년 전인 지난 2007년 소셜미디어 지침을 만들었다. 지침에는 “온라인 협업을 위해 등장한 플랫폼은 우리가 작업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방법으로 고객·동료 그리고 넓게는 세상과 교류하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인텔은 소셜미디어프랙티셔너(Socail Media Practitioner)교육과정을 이수한 직원들에게만 자사를 대변해 공식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있다. 한인수 인텔코리아 이사는 ‘남궁연 재즈2.0’공연을 통해 소셜네트워크로 친해진 일반인 대상으로 회사이미지를 높여간 사례를 대표적 소셜미디어 활용사례로 꼽았다. 뮤지션 남궁연과 트위터를 통해 기술과 예술의 접목에 관한 아이디어를 모으다가 고객과 일반트위터를 대상으로 한 재즈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이사는 “이 공연은 간접적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성격이 강했다”며 실제로는 “본사 트위터 계정과 연계해서 ▲인텔관련 정보전달 ▲뉴스전달 ▲기술적인 토픽 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형식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대해 그는 “세미나나 포럼을 열지 않아도 트위터를 통하면 이용자들이 더 쉽게 구체적인 자신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점”이 매력이라고 언급했다. 한 이사에 따르면 인텔 직원을 약 8만명으로 봤을 때 트위터·페이스북을 활용하는 직원들은 약 10%에 이른다.

트위터로 엔지니어들과 항상 소통하는 커뮤니티 네덜란드 비메모리반도체 기업 NXP는 아이폰용 트위터 앱을 내놓고 항상 자사 고객 엔지니어들과 열린 소통을 꾀하면서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이를 제품수급,마케팅,신제품 및 구매정보 등을 항상 제공,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유재순 NXP코리아 상무는 “이 앱은 일종의 엔지니어 커뮤니티와 같다”고 밝혔다.

이 앱을 사용하면 회사 공식 행사나 신제품 출시 정보외에도 직접 제품의 성능과 기능을 검색해보고 앱 상의 장바구니에 담아 구매할 수도 있다.

유재순 상무는 “내년 1월쯤 본사차원에서 안드로이드용 앱도 제공할 예정이며 한국에서도 이를 그대로 반영한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기업고객 마케팅에 SNS활용 확산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나 ARM과 같은 반도체 회사 관계자들도 엔지니어 네트워크 차원에서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는 소셜미디어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그 대상에 대해선 다른 시각을 취하는 것도 사실이다.

인텔은 회사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소비자친화적 회사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전략을 SNS마케팅에도 반영하고 있다.

반면 NXP·ARM·ST마이크로 등은 아직까지 칩고객인 기업대상의 기술마케팅에 주력, 고객사 엔지니어들 간 에 관련 아이디어를 제공·교환하거나, 이들 간 네트워킹 수단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었다.

소셜미디어로 기업을 노릴지 일반고객을 노릴지는 이처럼 기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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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점차 칩이 제품을 좌지우지하며 성능까지 대체하는 과정에 있어 일반인들에게 기업들의 이미지가 점차 중요해져가고 있어 향후 SNS마케팅도 이런 부분을 더욱 강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0월 29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국제반도체컨퍼런스2010’에 참석한 데릭 리도우 아이서플라이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업계가 앞으로 하드웨어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성능과 기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업계의 ‘소셜바람’은 이제 막 훈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