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각계에서는 한 해 동안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인 인물을 뽑고, ‘신인상’이나 ‘골든글러브’와 같은 영예의 주인공을 선정하기 바쁘다. 유난히 빅스타의 귀환과 신인의 등장이 많았던 자동차 시장의 성적도 치열했던 경쟁 속에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달까지 11개월간의 판매량으로 올 해 ‘가장 잘 나간 차’와 그렇지 못한 모델을 살펴본다.
■신인상 K5, 공동 주연상 YF쏘나타, 아반떼MD
올해 신인왕이라 할 수 있는 ‘K5’의 인기는 지금도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올해 5월 출시라는 핸디캡을 안고도 11월 누적판매량 5만5천503대를 기록, 승용 전체 중 톱5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스포티지R과 함께 2011 iF 디자인상을 수상해 전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은 K5는 내년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것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뉴SM5’ 역시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 11월까지의 판매량 7만1천343대를 기록했다. 최근 2500cc급 모델이 출시된 뉴SM5는 중형차시장에서 YF쏘나타와 K5가 견제해야 할 조용하고 강한 상대임은 틀림없다.
후속모델 출시 없이도 꿋꿋했던 ‘모닝’은 9만2천840대를 기록, ‘경차의 파워’를 보여줬다. 내년 초 출시될 신형모닝이 공개되었는데, 렌더링 이미지를 통해 역동적이고 개성넘치는 외모를 뽐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엔트리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쏘나타와 아반떼는 각각 12만6천953대, 12만2천519대의 판매고를 기록, 사이 좋게 1, 2위를 차지하면서 ‘국민차’로써의 위엄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쏘나타는 미국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쏘나타의 판매상승이 올해 미국 자동차 업계의 주요이슈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톱5에 오른 모델들은 모두 중고차시장에서 역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고차사이트 카즈 인기검색 순위를 살펴보면 아반떼, 쏘나타 SM5등은 불변의 상위권을 지키고 있으며, K5도 11월 들어 신차로는 이례적으로 톱5에 랭크 되었다.
■다 합쳐도 1만대 못 넘겨
반면 최저판매량 5대 모델은 판매량을 다 합쳐도 아반떼 1달 수치보다 적다.
현대의 소형차 ‘클릭’ 총 누적 판매량은 3천749대에 불과했다. 한 달에 3천749대를 팔아야 월 랭킹 10위권에 들어갈 수 있는 셈인데, 한 식구 아반떼, 쏘나타의 판매순위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소형세단인 엑센트와 그랜져HG가 빅이슈가 되는 것을 생각하면 클릭의 성적표는 미안할 정도다.
GM대우 ‘젠트라’는 젠트라X까지 포함해도 누적판매량이 1천435대를 넘기지 못했다. 또한 최대 800만원까지 할인이라는 플래그쉽 세단답지 않은 모습을 보인 ‘베리타스’도 올해 689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하지만 베리타스에 바통을 이어받은 알페온은 출시된 지난 9월 955대를 시작으로, 11월에는 1천741대를 기록해 성공적으로 대형차 시장에 안착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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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의 카이런과 로디우스의 성적도 부진했다. 각각 1천434대, 1천213대의 판매고를 기록한 두 모델은 할부금리 인하, 신차구입비 할인(카이런 30만원, 로디우스 100만원)등으로 12월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처럼 신차 판매성적이 좋지 않은 모델들은 중고차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카즈 관계자는 “부진한 판매 탓에 저평가 되기쉬워, 동급대비 낮은 시세를 형성하지만 매니아 층의 선호도가 높은 차들도 있고, 탄탄한 성능으로 오히려 중고차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경우도 많다. 비인기 모델들은 양질의 중고차를 동급대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