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핫이슈]LG폰 시련의 계절…스마트폰 침체 늪

일반입력 :2010/12/10 11:57    수정: 2010/12/10 15:42

김태정 기자

“바닥을 쳤다”

LG전자 MC사업본부(휴대폰 주력)에게 2010년은 잔인한 한해였다. 적자, 점유율 하락, 수장교체 등이 주요 이슈였다.

간단히 요약하면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져 영업이익과 점유율이 주저앉았고, 경영진의 물갈이로 이어졌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위기’라는 것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평가다.

LG전자는 지난 9월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15%를 기록, 4년 5개월 만에 20% 방어선이 무너졌다. 10월에는 19.3%로 소폭 올랐지만 지난 달 17.5%를 기록, 상당한 충격에 빠졌다.

지난 3분기에는 휴대폰 부문서 무려 3천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 분기 적자 1천196억원이 몸집을 두 배 이상 불린 것이다. 전년 동기만 해도 초콜릿폰을 앞세워 4천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사업부가 1년 새 불효자로 전락했다. 특단의 조치도 나왔다. 남용 부회장이 용퇴하고 지난 10월부로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를 이끄는 중이다. 구 부회장은 취임 직후 MC사업본부장을 안승권 부사장(현 최고기술책임)에서 박종석 부사장(전 MC연구소장)으로 교체했다.

핵심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못했기에 어려워졌고, 부활의 방법은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LG전자는 스마트폰 관련 사업부를 작년 말에야 신설, 삼성전자나 애플 등에 비해 늦은 대응을 보였다. 하반기 옵티머스 시리즈를 내놨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 애플 아이폰4 등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애플이 교훈을 줬다. 오로지 아이폰만 갖고 지난 3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4.1%를 기록, 4위에 올랐다. LG전자는 3위를 지켰지만 한 때 30%에 육박한 점유율이 10.1%까지 떨어졌다.

케빈 레스티보 IDC 연구원은 “스마트폰 개발에 소홀한 기업은 성장 저하와 시장 점유율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이 세계 휴대폰 시장 최대 승부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구본준 리더십’이 세계적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구 부회장이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구원할 것인지 관심이 모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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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나름대로 산뜻했다. 지난 10월 출시한 옵티머스원이 40일만에 세계 판매량 100만대를 넘기는 등 호조세다. 여기에 내년 초 반격카드들이 먹히면 판도 변화가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를 내세웠다.

노근창 HMC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스마트폰 전략 모델이 아직 부족해 4분기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내년 1분기 경 가시적 회복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