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무료통화 막지마!”…KT 진땀

일반입력 :2010/12/07 08:51    수정: 2010/12/07 09:25

김태정 기자

KT의 스마트폰 무료 인터넷전화(VoIP) 제한 조치에 대해 이용자 반발이 거세다. KT를 전폭 지원했던 애플 팬들마저 비판 세례를 퍼붓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KT가 아이폰 도입으로 구축한 ‘스마트’ 이미지에 대한 타격도 조심스레 예상된다. 경쟁사들의 관심도 뜨겁다.

■KT가 이용자 무시…아고라 청원 줄줄

7일 현재 트위터와 각종 스마트폰 커뮤니티 등에서는 KT의 스마트폰 무료 인터넷전화 제한조치를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지는 중이다. 이 문제를 대기업의 횡포(?)로 보는 여론이 크게 형성됐다.

다음 아고라에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KT에 바란다’라는 청원에 3천여명이 서명했고, 조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자는 의견들도 눈에 띈다. KT는 지난 6일 월 4만5천원 이하 요금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바이버’, ‘스카이프’ 등 무료 인터넷전화 애플리케이션의 3G 서비스를 차단했다(와이파이는 허용).

결국 4만5천원 이하 요금제 가입자들은 이 애플리케이션들을 다운 받아도 쓸 수 없는 것이다. KT가 자사 이익을 지키기 위해 특정 애플리케이션 이용을 막았다는 점에 분노했다고 이용자들은 강조한다.

한 이용자는 “KT가 무료 인터넷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제한하면서 자사 수익을 극대화하려 한다”며 “결국 무료 인터넷전화를 쓰려면 5만5천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란 소리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SK텔레콤도 4만5천원 이하 요금제 가입자 대상으로 3G 무료 인터넷전화를 차단했지만 비판 여론은 KT에 더 몰리는 분위기다.

이는 4만5천원 이하 요금제 가입자 비율이 SK텔레콤 대비 KT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료 인터넷전화 애플리케이션이 안드로이드보다 아이폰용으로 많이 나온 것도 이유다.

지난달 25일 처음 앱스토어 한국계정에 오른 후 2주만에 무료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1위에 오른 바이버 역시 아이폰용이다. KT는 하필 아이폰용 바이버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집중포화를 맞게 된 것이다.

■망부하 문제 터질 것, 무임승차 안 돼

이 같이 여론이 악화됐지만 KT는 무료 인터넷전화 제한 정책을 철회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명분은 ‘다수의 이익’이다.

KT 관계자는 “바이버를 비롯해 무료 인터넷전화가 폭주하면 네트워크망에 부하가 발생, 다른 이용자들의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소수’의 무료 인터넷전화 이용자를 위해 개방 정책을 내놓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버의 인기가 폭발하는 가운데 무료 인터넷전화 이용자를 ‘소수’로 분류했기에 논란이 예상된다. ‘다수의 이익’이라는 명분도 얼마나 먹힐지는 아직 미지수다.

익명의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무료 인터넷전화 차단에 대해 더 현실적 이유를 제시했다. 막대한 돈을 들여 만든 네트워크 인프라를 공짜로 내놓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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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계자는 “다들 무임승차를 하면 어떤 회사도 네트워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료 인터넷전화 난립은 네트워크 투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용자들에게는 ‘돈이 안 된다’ 식의 설명보다 대승적 명분을 제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