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동생인 이부진 호텔 신라 및 삼성 에버랜드 전무에 대한 동반 승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그동안 재계에서 후계자 라이벌로 인식돼 온 이들 남매 중 오빠인 이재용 부사장의 초고속 승진은 의미가 남다르다. 사장과 전무라는 직급이 두 단계나 차이가 난다는 사실 자체가 그만큼 경쟁 구도에서 이 부사장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삼성 인사 명단에 전무가 이름을 올리지 못한다면 이미 후계자는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평까지 나오는 실정이다.그러나 이 전무는 경영 실력 만큼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호텔 신라에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이부진 전무는 면세점업 부문을 강화하는 사업적 판단으로 지난 2009년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며 재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삼성 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한 것도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아서다. 문제는 이 전무의 근무 연한이다. 삼성은 부장에서 상무로,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할때 3년 이상 근무한 인물에 한해 승진 인사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이 전무 승진 당시 이 부사장 역시 승진 관측이 높게 점쳐졌지만 불발에 그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그러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그동안 꾸준히 젊은 삼성론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파격적인' 승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이 부사장과 이 전무의 후계 라이벌 구도는 계속 이어진다.꼭 승진이 아니더라도 삼성이 이 전무에게 힘을 실어주는 또 다른 방법도 있다.이 전무가 속한 삼성 에버랜드가 그룹 순환출자 구조에서 정점에 있는 실질적인 삼성의 지주회사라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이 전무는 삼성 에버랜드 합류 이후로 삼성물산의 업무까지 관여하기 시작했다. 직급은 그대로 두는 방식으로 규칙은 깨지 않으면서 얼마든지 또 다른 중책을 맡길 수 가능성도 있다.재계 한 관계자는 "후계자는 능력으로 판단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혀온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이 부사장에게만 힘을 실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음달 삼성 인사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이부진 전무의 거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이재용 부사장, 삼성에서 어떤 사업 맡을까?2010.11.18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부사장 승진시킬 것"2010.11.18
- 이건희 회장, 연말 인사 대대적 물갈이 예고2010.11.18
- 이건희 회장, '젊은 인재' 다시 한번 강조2010.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