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이 유력해짐에 따라 어떤 직책을 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그동안 착실히 경영권 수업을 받아온 이 부사장이 삼성전자 사업부 중 하나를 맡아 경영능력을 평가 받는 시험대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이 부사장의 직책은 최고운영책임자(COO)다. 물론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에도 COO를 자리를 맡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준수한 실적을 내고 있는 있는 만큼 COO라는 직책은 앞으로도 그리 부담이 없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42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장에 오르게 되는 점에서 본인의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도 적지 않다. 이건희 회장이 그간 젊은 인재론을 강조한 이면에는 나이보다는 실력을 갖춘 인재가 삼성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는 이 부사장의 파격 인사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때문에 이 부사장이 삼성전자 내 맡게될 사업부가 어딘지를 두고 재계와 회사내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향후 후계 구도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으면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자리가 주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러한 모든 정황을 종합해 볼때 재계에서는 이 부사장이 LCD사업부나 무선사업부 둘 중 하나를 맡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LCD 사업부가 점쳐지는 이유는 내년 시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올해 4분기까지 LCD 산업 시황은 지금이 바닥이라는 언급이 장원기 LCD사업부 사장을 비롯해 적지 않게 쏟아졌다. 이는 바꿔 말하면 내년 초부터 어떤 방식으로든 시황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LCD사업부 실적은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 LCD사업부의 실적이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해당 산업을 이끌고 있는 분야다. 따라서 내년 경기가 회복된다는 전제 아래 얼마든지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사업군이 바로 LCD사업부다.
반면 무선사업부는 올해 3분기 실적을 지지할 정도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는 사업 부문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갤럭시탭' 등 발빠르게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질 만큼 입지가 탄탄하다.
이러한 언론과 대중의 주목도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이재용 부사장의 삼성전자 내에서 입지를 다진다면 향후 '포스트 이건희' 후계 구도에 있어 강력한 힘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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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젊고 잘생긴 이 부사장이 무선사업부에서 애플의 스티브잡스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한다면 젊은 삼성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탄탄하게 굳어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계속 COO를 맡게될지 다른 사업부를 맡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오늘 최초로 언급된 사안인 만큼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