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블릿PC 시장 패권을 놓고 IT 공룡들 간 전쟁이 터졌다. 삼성전자-SK텔레콤 연합이 ‘갤럭시탭’으로 포문을 열었고, 애플-KT 측에서는 반격카드 ‘아이패드’가 출격 대기 중이다.
이 같은 ‘짝짓기’는 제품 성능 못지않은 관전 포인트다. 아이폰에 맞서 싸워온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깊어진 전우애(?)가 눈에 띈다.
■삼성 “SKT와 협력 강화”…SKT “갤럭시탭 최고”
삼성전자는 4일 서울 서초사옥 홍보관 ‘딜라이트’에서 개최한 갤럭시탭 발표 행사는 SK텔레콤에 대한 지원사격 규모가 상당함을 드러냈다. 갤럭시탭을 출시하는 SK텔레콤과 콘텐츠 협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무래도 다른 이통사보다는 갤럭시S를 160만대 이상 팔아 준 SK텔레콤과 돈독한 것이 사실”이라며 “태블릿PC 부분서 협조 전략을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요금제에 따라 다른 보조금을 지급, 갤럭시탭 판매에 매진할 계획이다. 90만원대인 갤럭시탭을 올인원55(월 5만5천원)에 가입하면 30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태블릿PC 요금제 출시는 처음이기에 결론 도출까지 내부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간담회서 “휴대폰보다는 다소 적지만 태블릿PC 전용 요금제를 마련했다”며 “갤럭시탭이 태블릿PC 시장서 최고 제품임을 자신한다”라고 밝혔었다.
SK텔레콤이 지난 3일 3G WCDMA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해주는 ‘3W 브릿지’를 출시한 것도 갤럭시탭 판매량 증가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패드 출시 초읽기, KT-삼성 관계는?
애플과 KT는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로 다시 공조한다. 이달 중 KT가 아이패드 국내 유통에 나선다.
아이패드는 지난 3분기(7~9월) 419만대가 팔려 세계 태블릿PC 시장서 점유율 95%를 차지, 갤럭시탭의 최대 위협요소다. KT는 올 초부터 서울 광화문 사옥 1층에 아이패드를 전시해왔다. 이석채 회장과 표현명 사장 등 경영진들이 공개 석상에 아이패드를 들고 등장하는 것도 뉴스감이었다. 애플의 인기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가 적잖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KT와 삼성전자 간 관계는 더 불편해졌다. 갤럭시S의 KT 버전인 ‘갤럭시K’가 지난달에서야 나오고, 마케팅이 비교적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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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다양한 제조사 태블릿PC를 출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누차 밝혀왔고, 삼성전자의 반응도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내년 초 LG유플러스를 통해 태블릿PC를 출시할 계획이다. LG 계열의 반격이 갤럭시탭-아이패드 양강 구도를 흔들지 여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