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산 넷북 열풍, 태블릿으로 이어지나

일반입력 :2010/11/03 08:06

남혜현 기자

넷북을 무기로 단숨에 세계 PC시장 강자로 떠오른 대만업체들이 태블릿에서도 다시 한 번 영광을 누릴 수 있을까.

해외 외신들은 최근 에이서, 아수스, MSI 등 대표적인 넷북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태블릿 출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두에는 에이서가 섰다. 1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지안프랑코 란치 에이서 CEO는 지난달 29일 있었던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내년도 모바일 기기 판매 목표치가 1천500만대에서 2천만대 가량이라고 밝혔다.

란치 CEO는 PC를 포함한 전체 단말기의 내년도 판매 목표치를 7천만대로, 올해보다 25%가량 올려 잡았다. 이중 노트북과 넷북, 데스크톱을 포함한 PC 판매치는 5천500만대로 예상, 나머지 2천만대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포함한 모바일 기기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태블릿 제품 라인업을 이달 23일 경 론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품 화면크기나 운영체제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지만 가격은 299달러(34만원)부터 699달러(78만원)까지 범위에서 책정될 것이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통신사 보조금을 기반으로 책정된 것으로 보이는 이 판매가는 에이서가 향후 태블릿  태블릿 가격 파괴 대열에 합류할 것을 암시한다고 외신들은 평했다.

아수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애플이 아이패드를 론칭한 이후 가장 먼저 태블릿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곳이 아수스였다. 다만 계획만큼 제품 공개가 빠르지는 않았다. 제리 션 아수스 CEO 역시 최근 연내에 12인치 태블릿 제품을 우선 발표하겠다고 다시 공언했다.

윈도7을 기반으로 한 12인치 태블릿은 비교적 비싼 1천달러 정도일 것으로 디지타임스는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7인치와 9인치 제품의 경우 내년 초에나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윈도7을 기반으로 할 수도 있지만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엔비디아 테그라2 프로세서를 탑재해 나올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경우 가격은 399달러 선일 것이라고 외신은 예상했다.

MSI도 내년 3월경 윈텔기반 태블릿PC를 출시할 것이라 밝혔다. MSI는 지난 컴퓨텍스에서 프로토타입 태블릿PC를 발표한 바 있다. 내년 출시될 태블릿은 기존 모델을 업그레이드 한 제품일 가능성도 크다.

에이서와 아수스, MSI는 모두 한국에서 넷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 세 업체가 전세계적인 PC제조업체로 성장한데도 넷북의 영향이 컸다. 넷북과 태블릿의 자기잠식효과가 거론되는 상황은 향후 이들 업체의 행보를 주목하게 만든다.

MSI코리아 관계자는 "태블릿 제품 같은 경우 한국에서도 내년 1분기 정도에 출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시장 상황을 보는 중이며 통신사와 결합모델이라기 보다는 단말기 자체만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이미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이라는 두 거물급 태블릿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산 업체들이 태블릿으로 국내시장서 승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수스코리아 같은 경우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서있지 않다고 밝혔다. 넷북이나 PC제품과는 달리 태블릿 자체는 제품 라인업 추가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자체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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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관계자는 "넷북같은 경우 아수스가 선도적으로 시장을 개척한 면이 있는 반면 태블릿은 애플,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이미 선점했거나, 제품을 발표할 계획에 있다"면서 "해외 업체들로서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비해 에이서는 비교적 적극적인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에 에이서 지사가 설립될 예정"이라면서 "태블릿 외에도 기존에는 국내서 판매되지 않았던 데스크톱PC까지 라인업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