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시장서 '아이패드 상표' 분쟁

일반입력 :2010/10/29 15:03    수정: 2010/11/09 10:32

이재구 기자

애플이 간판 태블릿PC인 ‘아이패드(ipad)’란 이름 때문에 또다시 상표분쟁이라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중국시장내에서 아이패드란 상표명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대만의 프로뷰(Proview)라는 회사의 회장이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소송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지속적으로 법적소송을 이어가게 되면 애플은 프로뷰가 상표권을 주장하는 세계최대의 소비지인 중국시장에서 아이패드를 추가 판매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중국시장에서 ‘아이패드(IPAD)’라는 이름의 상표(trademark)권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대만회사 프로뷰(Proview)가 자사의 중국시장내 상표권을 침해한 애플을 대상으로 소송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자사가 지난 2006년 아이패드라는 상표권을 IP애플리케이션디벨롭먼트, 약자로 아이패드(IPAD)란 회사에 매각할 때 중국시장에 대한 권한은 넘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아이패드란 상표권 매각대금은 5만5천104달러(6천200만원)였다.

애플은 올초 미국시장에서 아이패드란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하려했지만 후지쯔가 상표명을 이미 등록해 좋아 간신히 해결한 적이 있다.

■애플 아이패드 상표 분쟁의 씨앗은 지난 2006년으로

분쟁의 씨앗은 지난 2006년 대만의 디스플레이 주문생산 업체 프로뷰(Proview)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부터 2004년 사이에 중국,유럽연합(EU),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지에 ‘아이패드(I-Pad)’라는 이름의 상표를 등록하고 태블릿PC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단말기 판매가 잘 되지 않자 지난 2006년 프로뷰는 아이패드(IPAD)에 대한 ‘전세계상표’권을 ‘IPAD’라는 약자이름을 가진 ‘IP애플리케이션디벨롭먼트’에 단돈 5만5천104달러(6천200만원)에 팔았다. 나중에 이 회사는 애플이 내세운 대행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송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홍콩과 선전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서 애플은 프로뷰가 아이패드란 이름을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전명령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들에 따르면 두 법원은 아직 상표권 소유자에 대한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와관련, 애플은 소송 중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국내 상표권을 제외했나 여부가 판결의 열쇠

프로뷰가 재정난을 겪게 되면서 이 회사의 중국 자산이 차압됐을 때 채권단은 프로뷰의 상표권을 팔려고 시도했다. 이 시점이 바로 애플이 끼어든 시점이다. 애플은 프로뷰를 고소하는 한편, 프로뷰가 중국내 상표를 IP애플리케이션디벨롭먼트로 강제로 넘기도록 요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분쟁은 프로뷰가 전세계 상표권 매각 당시 중국내에서의 '아이패드' 상표권은 넘기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발생했다.

이 상표를 둘러싼 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양롱샨 프로뷰회장이 애플을 ‘중국과 미국에서 피해를 준 혐의로 애플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에 대한 코멘트 요청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

IP애플리케이션디벨롭먼트는 애플이 공식적으로 아이패드를 소개하기 이전에 미국,캐나다, 그리고 1월들어선 다른 지역에서 ‘아이패드(iPad)란 상표를 등록한 회사와 같은 회사로 확인됐다.

애플은 이전에도 상표권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올들어 지난 1월 '아이패드'란 이름으로 미국내에 상표를 등록하려 했을 때 일본의 후지쯔가 이미 아이패드란 미국내 상표권을 가지고 있어 미국내 상표출원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후 후지쯔는 스티브잡스가 아이패드를 소개한 지 2달이 지난 후, 그리고 판매를 시작한 지 1주 전에야 애플에 미국내 아이패드 상표권을 넘겨 준 바 있다. 당시 상표권 이전의 대가로 치른 비용의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애플의 중국내 아이패드 상표권 확보 만만치 않아

양롱샨회장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선전 소재 프로뷰는 프로뷰인터내셔널이라는 대만이 아닌 홍콩에 등록된 또다른 회사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는 “이 시장에서 애플이 우리의 권한을 무시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회장은 또 “이외에도 우리는 커다란 재정적 문제를 겪고 있으며 상표는 가치있는 자산이어서 이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채권은행은 프로뷰가 4억달러(4천500억원)의 채무를 불이행하자 이 회사의 상표와 함께 선전소재 회사의 자산을 압류했다. 양회장은 프로뷰의 주주와 채권단이 상표권을 최고가격에 팔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프로뷰의 법정소송은 애플과 IP애플리케이션디벨롭먼트(IPAD)가 아이패드 상표명 매각을 금지시키는 사전명령을 받아냄으로써 일단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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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맞소송은 지난 2006년 양사간 협의를 지적하면서 프로뷰가 IPAD사에 중국내에서 ‘아이패드’상표를 부여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애플이 프로뷰와의 소송에서 중국시장을 대상으로 한 아이패드 상표권 확보는 만만치 않은 듯 보인다. 온라인상표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IPAD의 EU지역 상표권은 올해 프로뷰에서 애플로 넘어갔다. 하지만 중국에 등록된 아이패드(IPAD)상표의 소유권자는 상표데이터베이스(DB)상 여전히 프로뷰의 소유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