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에 이어 태블릿PC 열풍이다. 애플의 ‘아이패드’로 촉발된 태블릿 열풍으로 노트북 시장이 더욱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정작 수년전부터 태블릿PC를 즐겨 써온 사람들은 선뜻 ‘아이패드’를 태블릿PC라고 지칭하는데 망설이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윈도우와 같은 손에 익은 OS를 자기마음대로 설치할수도 없는데다 펜을 사용해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미디어 태블릿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아이패드나 갤럭시탭과 같이 가벼운 스마트폰 기반 OS를 기반으로 인터넷이나 영상 혹은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따로 구분해 미디어 태블릿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올해 초 HP가 CES에서 선보인 ‘TM2’는 전통적 의미의 태블릿PC다. TM2는 디지타이저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12인치 회전형 LCD를 채택한 제품이다. 최신 제품답게 LED 백라이트로 한결 화사한 느낌이 아이패드 못지 않다.
동급 사양 대비 가격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태블릿PC를 선호하는 가장 큰 동기는 바로 이 회전형 LCD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태블릿PC의 매력에 빠져봐
‘TM2’는 태블릿PC답게 키보드가 보이지 않도록 화면을 접어 펜을 이용해 필기입력을 하거나 자유자재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물론 데스크톱PC와 연결해 펜 작업을 할 수 있는 수십만원짜리 태블릿의 세밀한 감도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일반인이라면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수준급의 감도를 보여준다.
영화감상이나 인터넷 서핑도 한결 편리하다. 무릎에 올려놓고 보거나 혹은 침대에 옆으로 누워 사용하기에 알맞다. 12인치 크기에 1280x800의 너른 해상도로 720p HD급 영화도 문제없다.
굳이 펜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정전식 멀티터치를 지원하기 때문에 손가락을 벌려 화면을 확대하거나 오무려 축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액션을 통해 스크롤이나 회전 등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TM2’는 PC다. 윈도우7 기반에서 구동되는 모든 프로그램이 지원된다는 의미다. 어도비 플래시는 되는지, 동영상은 어떤 코덱을 지원하는지 따질 필요가 없다. 미디어 태블릿이 가진 수십만개의 앱도 크게 부럽지 않다. 그보다 더 다양한 기능을 자랑하는 윈도우 기반 프로그램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TM2’에도 단점은 있다. 무게와 배터리 구동 성능이다. ‘TM2’의 무게는 구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2.15kg(배터리 포함) 내외다. 제조사에서 밝힌 배터리 사용시간도 6.5시간. 단순 비교만 하면 10시간 가량 구동되는 아이패드에 비해 큰 차이는 없지만, 노트북PC는 밝기나 구동 프로그램에 따라 줄어드는 실사용시간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을 덮을만한 장점이 훨씬 많다는 것이 ‘TM2’가 요즘 태블릿PC 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다.
■ ‘문명5’ 전용 게임기가 따로 없네
‘TM2’는 국내 출시된 태블릿PC 중 유일하게 외장형 그래픽카드가 장착돼 있다. 만약 태블릿PC를 사용하고 싶으면서도 게임을 자주 즐기는 이용자라면 더 이상 선택에 여지가 없을 정도다.
‘TM2’에는 노트북용 중급 최신 그래픽카드인 ATI 라데온 HD5450이 장착돼 충분한 3D 가속 성능을 맛볼 수 있다. 특히 ‘TM2’는 최신 프로세서인 ‘인텔 i3’ 혹은 ‘i5’가 장착돼 그래픽카드와 환상궁합을 이룬다.
‘TM2’를 가진 이용자가 당장 해볼 만한 것이 바로 장안의 화제를 일으킨 최고의 중독성 게임 ‘문명5’다. ‘문명5’는 키보드가 없어도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다. 때문에 화면을 접은 태블릿 상태에서 펜 조작으로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TM2’는 프리미엄 노트북에 주로 장착되는 사운드 전문기업 ‘알렉텐싱’의 고급 스피커가 모니터 전면에 장착돼 만족할만한 내장 사운드를 들려준다. 문명4의 주제가로 유명한 ‘바바예투’의 감동을 이용자에게 그대로 전해준다.
실제로 ‘TM2’를 통해 ‘문명5’를 즐겨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문명 전용 게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는 반응이다.
■ 보급형 태블릿PC 시장 열었다
이밖에도 ‘TM2’는 HP가 최근 대부분 제품에 탑재하고 있는 ‘퀵웹’ 기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윈도우를 부팅하지 않고도 이메일 확인이나 간단한 인터넷 서핑, 사진 및 음악 감상 등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HP 터치스마트 소프트웨어’나 대표적인 그림 그리기 프로그램인 코렐의 ‘페인트 잇 터치’ 등이 기본 내장돼 있어 더욱 만족감을 준다.
이밖에도 ‘TM2’카드리더기, 웹캠, HDMI 단자, 펜홀더 등 필요한 기능은 대부분 갖추고 있다. 여기에 640GB 하드디스크와 4GB 메모리 등 어디하나 사양도 빠지지 않는다. 다만 제품 특성상 광학식 드라이브는 별도로 판매된다. 이는 태블릿PC 고유의 용도를 고려해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프리미엄 노트북에 지원되는 다양한 기능 지원에도 불구하고 ‘TM2’의 가격은 최고 사양이 100만원 중반 대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한다. 동급 경쟁사 제품 대비 불과 1~20만원 밖에 비싸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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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TM2’는 100만원 미만의 미디어태블릿과 직접 비교 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세컨PC 개념이 아닌 주력PC로 사용해도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스마트폰과 미디어 태블릿 열풍으로 노트북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요즘, ‘TM2’와 같은 경쟁력있는 제품의 등장은 또 다른 노트북 수요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