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 “나만의 스타2 팀이 필요하다”

일반입력 :2010/10/24 06:03    수정: 2010/10/27 08:34

“스타2 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 중이다. 이야기 한 것이 있는데 아직 확답을 받은 것은 아니다. 이제 움직여야할 시점은 맞다. 하지만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지난 22일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 시즌1(이하 GSL 시즌1) 우승자인 김원기 선수와 블리즈컨2010 스타2 이벤트 매치를 벌인 임요환 선수의 말이다. 이번 이벤트 패치에서는 임 선수가 김 선수에게 2대 0으로 패했다.

인터뷰 장소는 23일 블리즈컨2010 행사장 2층에서 마련됐으며 임요환 선수과 김원기 선수가 참석했다. 두 선수는 이벤트 매치에 대한 소감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이벤트 매치에 대해 임 선수는 “한동안 경기를 못했다. 시차적응 때문에 쉬는 시간에도 연습을 못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2대 0으로 패했다. 이번 이벤트 매치에서 배운 것이 많았다”고 말하며 김 선수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좋은 경험이었다. 김 선수의 연습 모습을 지켜봤는데 능글맞더라. 본색을 드러내지 않은 것 같다. 뭔가 걸려있지 않으면 대충하는 것 처럼 보인다(웃음)”고 덧붙였다.

김 선수는 “오랜만에 경기를 치르다 보니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래더에서 연습을 했는데 30% 확률로 이길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긴장하다 보니 연습때 보다 더 집중할 수 있어 평소보다 잘 된 것 같다. 운이 좋게 이긴 것. 임 선수와 경기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타2 전향 이유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임 선수는 “과거 1년 반 정도 방황하면서 부터다. e스포츠팬들이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떠나가더라”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느냐 아니면 프로게이머로 계속 활동을 할까 선택해야할 시점에 팬들이 원하는 쪽으로 마음을 먹게 됐다. 스타2로 전향한 이후 팬들의 반응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향에 대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여 GSL 시즌2 예선전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 전향선언을 했다. 이렇게 한 것은 후배들의 혼란을 줄이고 시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최대한 가장 늦게 알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선수는 이날 자신만의 팀을 꾸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답변은 힘들다는 임 선수. 그는 스폰과 관련해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다음은 일문일답

-블리즈컨 첫 참석. 소감은

임요환 선수(이하 임): 입장권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30초 만에 매진됐다고 들었습니다. 유료 행사임에도 이런 문화가 있고 많은 사람들의 호응이 있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이런 게임쇼를 즐기는 문화가 부러웠습니다. 미국에서 경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벤트 매치에 초청 받아 경기를 치룰 수 있어 영광이었고 행복했습니다. 언제든 다시 초청 받아서 좋은 선수랑 경기를 하는 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김원기 선수(이하 김): 이런 게임쇼는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 몰랐죠. 우리나라 사람과 다르게 이쪽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에 열정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이렇게 바꿔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벤트 패치 최선을 다했나. 상대 선수에 대한 평가는

임: 한동안 경기를 못했습니다. 시차적응 때문에 쉬는 시간에도 연습을 못했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2대 0으로 패했습니다. 이번 이벤트 매치에서 배운 것이 많았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김 선수의 연습 모습을 지켜봤는데 능글맞더라고요. 본색을 드러내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뭔가 걸려있지 않으면 대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하.

김: 오랜만에 하는 것이어서 경기 내용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래더에서 연습을 했는데 30% 정도 이겼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스에 들어가서 긴장하다 보니 연습 때 보다 잘 된 것 같습니다. 운 좋게 이긴 것 같습니다. 임 선수와 경기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습니다.

-스타1과 스타2의 차이점은

임: 스타1은 조작하는 맛이 있습니다. 1~0번 키까지 다 써도 모자를 만큼의 조작을 요하기 때문입니다. 손놀림이 재미있었죠. 스타2는 이것 외에 다 재미있었습니다. 그래픽 적인 요소나 사실적인 유닛. 유닛이 터지는 것과 불에 타는 것이 사실적이어서 좋았습니다. 또 스타2는 인공지능 기능이 좋아졌습니다. 한 번에 유닛을 다 끌고 다닐 수 있어서죠.

-스타2로 전향 이유는

임: 과거 스타 프로리그가 끝난 뒤 년 반 정도 방황하면서 부터입니다. e스포츠팬들이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떠나가더군요. 당시 지도자의 길을 걷느냐 아니면 프로게이머로 계속 활동을 해야 하나 선택 할 시점에 팬들이 원하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스타2 전향이후 팬들의 반응은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전향에 대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여 GSL 시즌2 예선전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 전향을 선언 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한 것은 후배들의 혼란을 줄이고 시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최대한 가장 늦게 알린 것이죠.

-스타2가 없었다면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나

임: 좋은 게임(스타2)이 적절한 시점에 나와 고민이 해결된 것 같습니다. 운이 좋은 케이스죠.

-언제까지 스타2 프로게이머로 활동을 할지

임: 35세까지는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물론 35세 이상까지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 오래하고 싶습니다. 문제는 병역문제죠. 군 재대 이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다른 선수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면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병역법이 바뀌는 것으로 압니다.

-GSL 초대 우승자 느낌은?

김: 일단은 좋았습니다. 내색을 못해 민망할 뿐입니다. 팬들과 같이 사진도 찍고 싶은데 성격이 그렇지 못해 민망해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극적인 성격입니다. 블리즈컨에 와서 보니 외국분이 우리나라분에 비해 많이 알아주는 것 같더군요. 좋은 내색을 하고 싶은데 영어도 안 되고 외국 사람을 무서워합니다(웃음). 우리나라에서 못 느낀 것을 여기서 처음 느껴봤습니다. 기분 좋습니다.

-스타 지재권 협상 때문에 협회와 게임단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스타2 리그에 협회나 구단 등의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임: 거창하게 꿈을 꾸고 스타2로 전향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으나 협회랑 그래텍(곰TV)이 잘 협상해 협회의 e스포츠 종목으로 스타2가 들어가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힘들다면 스타2 리그를 위한 협회와 게임단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고 봅니다. 스타2 리그에 기존 e스포츠 구조를 도입하는 것은 쉽다고 생각합니다. 스타1 초창기의 블리자드와 지금의 블리자드가 규모적인 부분에서 달라졌기 때문에 지원도 많이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다른 부분에서는 개인 스폰을 받거나 팀별로 운영되는 방식입니다. 예측은 힘들지만 스타2 리그가 스타1 리그와 다른 구조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게임단에 소속되거나 팀을 꾸릴 계획은

임: 나만의 스타2 팀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 중입니다. 이야기 한 것이 있는데 아직 확답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이제 움직여야할 시점은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두 선수 모두 GSL 시즌2 32강전을 앞두고 있다. 귀국 후 쉬지도 못하고 경기를 치러야하는데 부담은

임: 이번 32강 전이 고비라고 생각합니다. 시차 적응 때문이죠. 이번만 넘기면 다른 일정이 없어 차근차근 잘 연습하고 준비하면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32강만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연습은 하루에 30게임 정도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30게임이 넘어가면 몸이 아프더군요. 영양가 있는 게임을 집중해서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김: 영양가 있는 게임을 얼마나 더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 보입니다. 하루 20게임 정도 연습을 하는 것 같습니다. 32강이 고비로 보입니다. 맞붙는 선수가 비슷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어서죠. 그래서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32강 이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GSL 시즌2에서 결승전에 맞붙게 되면

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결승전에서 붙을 때에는 다른 일정 없이 그 경기만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김. 이번 이벤트 패치에서 이겼을지 몰라도 부담감은 있습니다. 저한테는 영향력이 큰 선수다 보니 경기를 떠나서 최고의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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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수는 GSL 우승 상금을 어디에 쓸 계획인지

김: 상금이 아직 안 들어왔습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화하는 사람도 많은데(웃음). 상금이 들어오면 아마 부모님한테 드릴 것 같습니다. 큰 금액이다 보니 속이 편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