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너제이(미국)=남혜현 기자] "정말 좋은 통합칩(APU)을 만들려면 인텔 프로세서(CPU)와 AMD 그래픽카드(GPU)를 합쳐야 하지 않을까(웃음). 그렇지 않다면 APU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CPU와 GPU를 하나로 합친 APU를 전면에 내세운 인텔과 AMD에 대해 엔비디아가 직격탄을 날렸다. CPU가 주특기인 인텔과 GPU에 강점이 있는 AMD가 손을 잡으면 혹시 몰라도 지금처럼 따로 가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태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인텔이 발표한 APU가 비용절감 면에서는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기술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아직은 이른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인텔과 AMD가 내년 초 생산을 목표로 통합칩을 개발하고 있는 것에 대한 엔비디아의 입장이었다.
인텔과 AMD는 이달 초 향후 성장동력으로 APU에 집중할 것이라 발표했다.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일반 소비자 단에서는 APU로 시장을 리드하겠다는 것. 그러나 젠슨 황 CEO는 "서로 다른 두 칩을 물리적으로 합쳤을 때, 업그레이드의 속도가 느려지거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역폭이나 메모리 등 기술적 부문에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기업이 APU라는 카드를 꺼내 든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젠슨 황 CEO는 "통합은 기술발전이 늦춰지는 상황에서나 고려해 볼 일"이라면서 "지금은 GPU기술이 한창 발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두 칩을 물리적으로 합친다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시기상조란 얘기다.
인텔의 바람과 달리 소비자들이 굳이 APU가 탑재된 제품을 찾지도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컴퓨터에 어떤 칩을 채택할 것이냐는 제조업체간 이해관계이지, 일반 소비자들은 제조사나 성능을 보고 제품을 선택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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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 칩을 제품에 채택할 것인가는 사실상 기업간 문제이지 소비자들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소비자들은 사용 목적에 따라 더 나은 제품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젠슨 황 CEO의 발언은 자사 GPU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성능 면에서 한계를 느끼게 되면 소비자들이 더 좋은 GPU를 찾게 될 것"이라며 "GPU는 CPU와 별도로 탑재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업그레이드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