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카메라와 사진은 과거의 추억을 이어주는 감성적 매개체에 가까웠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대중화는 그 역할을 바꿔놓았다. 1초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내는 디지털 카메라는 사진의 속성을 ‘보관’에서 ‘저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에서는 전국 성인남녀 1천200명에게 카메라 종류별 이용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평소 사진 촬영에 사용하는 카메라의 종류는 역시 휴대폰 카메라(79.9%, 중복응답)와 일반 디지털 카메라(77.8%)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대학생은 휴대폰 카메라의 사용이 높았고, 30대 후반과 직장인은 일반 디지털 카메라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DSLR과 폴라로이드(즉석카메라)는 각각 24.8%와 17.1%였고, 필름카메라의 사용은 9.3%에 머물렀다.
이 중 휴대폰 카메라는 주 3~4회(29.4%) 또는 주 1~2회(28.9%) 사용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주 1~2회(33.5%)나 월 1~2회(30.9%)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된 일반 디지털 카메라보다 잦은 사용빈도를 보여주는 결과다. 소비자들이 대체로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를 함께 사용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휴대폰을 이용하여 사진을 찍는 경우가 좀 더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설문에 참여한 패널 (panel.co.kr)에게 사진 인화에 대해 물은 질문에서는 사진에 대한 소비자 인식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카메라의 특성상 인화해야만 사진을 볼 수 있는 폴라로이드와 필름 카메라의 사진인화율은 각각 75.3%, 70%에 이르렀다. 그에 반해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 DSLR은 34%와 37.2%로 낮았으며, 가장 자주 사용하는 핸드폰 카메라의 인화율은 12.7%에 머물렀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사진을 인화하기보다는 개인 PC에 저장해두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이다.
카메라 사용은 상황 및 장소에 따라 그 종류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카메라의 경우 주로 집(47.8%, 중복응답)이나 일상적인 모임(39.3%)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에 비해 여행시에는 휴대폰 카메라보다는 DSLR(86.7%), 일반 디지털 카메라(78%)를 많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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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나 필름카메라처럼 아날로그적인 특성을 가진 카메라들은 특별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폴라로이드는 생일 등의 이벤트나 데이트를 할 때 사용이 자주 이뤄졌고, 필름 카메라는 놀이공원, 여행장소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날로그 카메라들이 과거처럼 자주 사용되지는 않지만, 사진으로 한 장의 추억을 남기려는 욕구가 여전히 일정 부분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의 대중화 시대에도 아날로그 카메라들이 틈새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소비자들은 카메라 구입시 카메라 종류에 관계없이 좋은 화질 (72.2%, 중복응답)을 가장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편리성(61.9%), 저렴한 가격(33.4%), 다양한 기능(24.4%) 순이었다. 또 DSLR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다른 카메라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는 화질이 선명하고(74.1%), 전문가 느낌이 나며(75.1%), 들고 다니면 남들이 부러워할 것 같아서(72.5%)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자주 사용하는 휴대폰 카메라나 일반 디지털 카메라는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이 쉬울 것 같다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