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 인수를 놓고 2개 보안 업체가 격돌하게 됐다. 한컴 매각주간사는 5일 우선협상대상자로 하우리컨소시엄(한림건설+하우리)과 소프트포럼을 최종 선정했다.
하우리는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포럼은 공개키기반구조(PKI) 보안 솔루션으로 유명하다. 양사는 공공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 한컴 인수를 통해 영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전에 보안업체들이 이 정도의 관심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면서 "한글과컴퓨터의 사업영역과 보안산업의 시너지 가능성이 큰 데다가, 보안산업의 규모가 무시할 수 없을만큼 커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두 곳 외에도 보안업체인 SGA가 한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는 탈락했다. 또한 안철수연구소도 한컴 인수전 초기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인수전에는 뛰어들지 않았다.
보안업체들이 한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영업력 확대에 가장 큰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우리와 한컴은 지난 2008년에도 총판계약을 맺고, SW 유통사업을 함께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한컴의 오피스 제품군과 하우리의 보안SW 공급으로 유통 사업을 다각화 시켜 시장 경쟁력을 함께 키워나가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만약 하우리가 한컴 인수에 최종 성공할 경우 영업력 확대 및 백신 등 보안 솔루션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우리는 공공시장을 통한 매출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소프트포럼은 지난해 프라임그룹이 한컴을 매각할 당시 450억원을 제시, 520억원을 제시한 셀런에 밀려 실패를 맛봤다. 두번째 도전인 이번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내부적으로는 큰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글과컴퓨터는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산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컴은 지난 10년간 주인이 8번이나 바뀌는 불운을 겪었다. 공공시장 점유율이 높은 데다가 매년 흑자를 냈지만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복제가 판치는 척박한 국내 SW 시장에서 이 정도나마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하다"면서 "국내 SW 산업의 전체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 대표 SW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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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컴은 지난 1분기에 한컴은 매출 108억5천억원, 영업이익 22억2천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 23.8% 감소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확대되면서 모바일 오피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자회사의 싱크프리 가치가 올라가면서 향후 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치를 반영하듯 매각 작업 중 다수의 기업이 적극적인 인수의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