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재팬이 구글과 다시 손잡은 이유

마이크로소프트(MS) '빙'과 10년간 글로벌 검색동맹을 맺은 야후 본사와 달리 구글과의 협력이란 독자노선을 선택한 야후재팬의 행보가 화제다.

야후재팬은 기존 야후 검색엔진을 대체하는 구글 검색엔진과 검색광고 시스템을 연말까지 자사 사이트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후 본사와 MS 입장에서 봤을때는 의외의 행보다.

야후재팬은 야후 본사 소유가 아니다. 소프트뱅크가 최대 지분(38.6%)을 갖고 있다. 야후 본사 지분은 34.8%에 불과하다. 그런만큼, 야후재팬은 상황에 따라 야후 본사와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야후재팬은 MS가 아닌 구글과 손을 잡게된 배경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야후재팬 '구글, 구관이 명관'

야후재팬과 구글은 초면이 아니다.

야후재팬은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구글 검색기술을 쓰다가 야후 시스템으로 컴백한 전례가 있다. 이런 가운데 다시 구글과 손잡은 것에 대해 마사히로 이노우에 야후재팬 최고경영자(CEO)는 "MS 검색엔진을 도입하는 것보다 구글과 협력해 구글이 확보한 일본어 검색 자료(record in Japanese-language queries)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다수 검색엔진은 검색효율을 높이기 위해 검색결과를 요약한 정보를 자체 서버에 저장한다. 야후재팬은 구글이 지난 2001년부터 모아온 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검색동맹을 체결한 미국 야후처럼 MS 빙 검색엔진을 도입한다면 경쟁사 구글과 10년의 격차를 무릅쓰고 일본어 검색 데이터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검색 효율성 때문에만 구글과 손잡은 것은 아니다.  이노우에 CEO는 "구글은 일본어 서비스에서 한 발 앞서 있다"며 "MS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영역이 꽤 많다"고 말했다.

■'안방대장'의 노림수

야후재팬은 검색엔진만 보여주는 구글재팬 사이트와 달리 온라인 쇼핑부터 뉴스와 주식정보까지 모든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양사 검색동맹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적어도 협력을 통해 야후재팬이 얻으려는 것은 야후(본사)와 비슷해 보인다"며 "야후재팬은 검색기술을 통해 강력한 온라인 광고업체 겸 웹콘텐츠 생산자가 되는데 초점을 둔 것"이라고 전했다. 단지 일본 검색시장을 접수하기위해 구글과 손잡은 게 아니라는 분석이다.

인터넷 시장 조사 업체 넷애플리케이션즈 자료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6월 기준으로 독보적인 전세계 검색 점유율(85%)을 갖고 있어 야후(6.2%)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일본 시장은 전혀 다르다.

닐슨넷레이팅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야후재팬은 이미 일본에서 검색 점유율 과반수(53.2%)을 차지하는 업계 1위 사업자다. 구글(37.3%)이 뒤를 따르고 MS 검색엔진 빙과 포털서비스 MSN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2.6%)이다. 예고된대로 야후재팬이 구글 검색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일본에서 검색점유율 90%를 확보하게 된다.

■구글이 얻는 것은?

구글과 야후재팬 양사간 구체적인 거래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구글도 야후재팬과의 협력은 손해볼게 없는 장사다.  다니엘 알레그리 구글 아태일본지역 부사장은 "구글은 검색분야 경쟁사에게 구글 검색기술을 라이선스하는 사업도 한다"며 "양사 제휴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구글 비즈니스가 주목받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