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電 2분기 ‘바닥실적’…휴대폰·TV ‘불효자’

일반입력 :2010/07/28 14:56    수정: 2010/07/28 16:35

김태정 기자

LG전자가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전자업계 성수기라는 2분기에 나온 어닝쇼크다. 휴대폰과 TV 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4조4천97억원, 영업이익 1천262억원, 당기순이익 8천564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3%, 89.9%, 32.9% 떨어진 기록이다. LG전자가 전체적인 사업 부진에 빠졌다는 것을 드러냈다.

특히 영업이익이 암울하다. 지난 2008년 4분기 기록한 1천10억원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당초 증권가 전망치가 2천500억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 충격적이다.

■휴대폰 16분기 만에 적자…스마트폰 약세

우선,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휴대폰 사업이 눈에 띈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며 다소 예상됐던 결과다.

LG전자 MC사업부(모바일)는 올해 2분기 매출액 3조3천727억원, 영업손실 1천196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1분기 이후 첫 적자다.

판매량은 전기 대비 13% 늘어난 3천60만대를 기록했지만, 신흥시장 확대 덕이 컸다. 주력인 선진 시장에서는 판가가 떨어지면서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연말에야 스마트폰 사업부를 만들 정도로 주도권 싸움에서 밀렸다. 최근 옵티머스 시리즈로 반격에 나섰지만 아이폰(애플)이나 갤럭시(삼성전자) 등에 비하면 중량감이 떨어진다.

국내 사정도 비슷하다. 한때 33%였던 LG전자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스마트폰 열풍이 불어오자 최근 20%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CFO) "2분기 전체 사업 부진의 본질적 요인은 휴대폰"이라며 "3분기에도 의미 있는 손익 개선이 힘들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TV 너까지”…영업익 90%↓

에이스인 TV사업도 부진에 빠졌다. 힘겹게 흑자를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2분기 LG전자 HE사업부(홈엔터테인먼트)는 매출 5조3천614억원, 영업이익 2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무려 89.50% 줄었다.

휴대폰처럼 제품 판매량은 호조였다. 평판 TV 630만대, LCD TV 513만대, PDP TV 117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45%, 58%씩 늘어났다.

판매량이 늘어도 영업이익이 떨어진 이유로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한 판가하락, 유로 환율 하락 등을 LG전자는 꼽았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지역별로 봤을 때 LG전자가 경쟁사 대비 유럽 비중이 높아서 유로 환률 하락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분석했다.

■가전사업 선방 ‘안도의 한숨’

그나마 세탁기, 냉장고 등 홈어플라이언스 선방이 LG전자에게 위안거리다.

2분기 LG전자 HA사업부(홈어플라이언스)는 매출액 2조7천222억원, 영업이익 1천8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3.75% 늘어난 결과다.

LG전자 관계자는 “북미와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며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AC사업부(에어컨디셔닝)는 매출액 1조6천278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을, BS사업부(비즈니스솔루션)는 매출액 1조1천643억원, 영업적자 158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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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관계자는 “TV는 패널가격 안정, LED 비중 확대 등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할 것”이라며 “휴대폰 역시 스마트폰 전력을 강화 중이기에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5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도체를 빼고, 휴대폰과 TV만 따져도 영업이익이 1조5천억원에 육박한다. LG전자의 이번 성적표가 더 초라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