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환불”…스티브 잡스 항복했다

일반입력 :2010/07/17 04:02    수정: 2010/07/17 13:45

김태정 기자

“일이 이렇게 커지다니...”

백기를 든 애플 교주에게 카리스마는 없었다. 아이폰4가 환불 대상으로 전락한 장면을 전 세계가 숨죽여 지켜봤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아이폰4 사후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잡스 CEO는 “우선은 모든 아이폰4 고객에게 안테나 케이스를 무상 제공하겠다”며 “그래도 만족하지 못할 경우 30일 내 가져오면 전액 환불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잡스의 자만이 문제 키웠다”

아이폰4는 지난달 24일 출시 후 계속해서 수신 결함 논란에 시달려왔다. 통화시 제품 왼쪽 면을 건드리면 연결이 끊어질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내용이다.

논란 초기에는 ‘일부 이용자들의 트집’, ‘경쟁사의 언론 플레이’ 등으로 여겨졌지만, 애플에 우호적이었던 미국 소비자 연맹이 추천마크 부여를 보류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평가하면서 일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이용자 불만 글을 홈페이지에서 무단 삭제하고, ‘아이폰4 모서리를 잡지 말라’는 식의 무성의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논란은 덩치를 키웠다.

급기야 잡스 CEO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케이스 무상 제공 및 환불을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애플의 자존심은 확실히 구겨졌다.

다만 잡스 CEO는 전적인 잘못 인정까지는 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애플)는 완전하지 않다”며 “안테나 수신 결함 문제는 아이폰4 뿐만 아니라 모든 휴대폰에 적용되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어 “이번 문제는 아이폰4 이용자의 0.55%만 겪는다”며 “아이폰4의 안테나 디자인은 매우 진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30일 한국 출시 없다…KT “논의 중”

이제 남은 것은 후폭풍이다. 기업 이미지와 환불로 인한 손실, 앞으로의 판매 차질 등의 고민이 만만치 않다.

파이퍼재프리의 애널리스트 진 머스트에 따르면 아이폰4 환불과 케이스 무상 제공으로 인한 애플 손실액은 1억8천만달러로 예상된다. 2011년 애플 영업이익 예상치의 약 1% 수준이다. 아울러 IT기업 킬러로 유명한 로펌 ‘커쇼 커터 앤드 래티노프(KC&R)’가 ‘불량 아이폰4’ 피해자 모으기에 한창인 것도 애플의 고민이다.

이미 500여명이 애플에 소송을 하겠다며 이 로펌과 손을 잡았고, 다른 로펌들도 ‘대목(?)’ 기회로 인식해 달려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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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아이폰4 한국 출시도 당초 예정했던 오는 30일에서 무기한 미뤘다. 잡스 CEO는 이에 대해 '한국 정부의 인증 절차 문제'라고만 짤막히 말했다.

아이폰4를 출시를 준비해 온 표현명 KT 사장은 “아이폰4를 출시한다는 계획은 변동 없다”며 “19일 자세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