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스티브잡스 메일 논란, 누가 거짓말하나

일반입력 :2010/07/05 11:06    수정: 2010/07/05 14:19

남혜현 기자

한쪽은 가짜라고 하고, 다른 한쪽은 진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둘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걸어다니는 뉴스메이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썼다는 이메일을 둘러싼 논란이다.

정리해보면 이렇다. 아이폰4 안테나 수신 품질에 대해 불만을 품은 한 고객이 지난 주 스티브 잡스 애플 CEO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해 잡스는 “당신은 루머 때문에 흥분했다"며 "전파 신호가 약한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요지의 답변을 보냈다. 잡스의 메일은  해외 온라인 미디어 보이지니어스리포트(BGR)가 보도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그러나 곧바로 의혹이 제기됐다. BGR이 언급한 메일이 진짜로 잡스가 쓴게 맞느냐는 것이었다. 의혹은 스티브 잡스 답지 않은 메일 형식이란데 초점이 맞춰졌다. 간결한 답변을 선호하는 잡스가 구구절절하게 원인을 설명했다는 것은 잡스 답지 못하다는 얘기였다.

반론 보도가 바로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 온라인판은 1일(이하 현지시간) 이를 두고 "최근 보도된 아이폰4에 대한 스티브 잡스 이메일은 가짜"라고 주장했다.

포춘에 따르면 애플 홍보팀도 “스티브 잡스가 보냈다는 이메일 중 적어도 하나는 가짜”라는 의견을 달았다. 소동은 BGR의 오버액션으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맨처음 해당 사건을 보도했던 BGR이 이메일 주소 헤더 전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애플 홍보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받아친 것이다. BGR은 3일 잡스의 이메일은 진짜라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BGR은 논란의 이메일은 실제 스티브잡스 계정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해당 이메일을 스티브 잡스가 썼는지 여부를 떠나서 이메일 주소 자체는 '진짜'라는 얘기다. BGR이 해당 이메일 헤더 전체를 웹사이트에 증거자료로 게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다. BGR은 애플 홍보팀이 거짓말을 한다고 공세를 퍼붓는다. 조나단 겔러 BGR창업자는 "이메일을 보낸 버포드의 계정을 허락 아래 조사, 분석한 결과 이메일 계정은 사실"이라고 웹사이트에서 강조했다.

BGR측은 이메일 오보 소동과 관련해 문제는 아이폰4 불량을 알고도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애플측의 태도에 있다고도 꼬집었다. 소비자 불만에도 애플이 아무런 대응방침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소동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BGR의 공세에 대한 애플측 입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누가 거짓말을 했을까? 아이폰4 불량에 대해 잡스로부터 메일을 받았다는 고객이? 아니면 애플 홍보팀이? 그것도 아니면 이 사건의 전말을 보도한 미디어가? 돌아가는 분위기만 놓고보면 스티브 잡스 이메일의 진위 논란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