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지원사격 봇물…애플 미워서?

일반입력 :2010/06/03 14:30    수정: 2010/06/04 13:14

김태정 기자

'애플을 향한 반기인가?'

글로벌 통신업계가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밀어주기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애플에 던지는 견제구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갤럭시S 세계 시판을 시작했다. 한국서는 오는 8일 제품 발표회를 열고, 이달 중순경 매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100여개국 100만대 선주문…외신 놀랍다

이에 대해 세계 이통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왔다. 100여개국 110여개 이통사가 갤럭시S를 팔겠다고 삼성전자와 협의한 상황이다. 이제까지 어떤 스마트폰도 세우지 못한 기록이다.

애플이 국가당 이통사 한 곳으로 아이폰 파트너 대상을 제한해 직접 비교가 힘든 점을 감안해도 대단한 성적으로 분류된다.

버라이즌와이어리스와 AT&T를 비롯한 미국 4개 이통사, 일본 NTT도코모, 영국 보다폰, 프랑스 오렌지, 독일 도이치텔레콤 등 공룡들이 줄지어 갤럭시S를 출시한다.

NTT도코모의 경우 야마다 류지 사장이 지난달 발표회에 직접 갤럭시S를 갖고 등장, 올 하반기 핵심 제품임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갤럭시S는 선주문도 대박을 냈다. 삼성전자 휴대폰 가운데 선주문 최대 규모인 100만대 성적을 돌파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한국서도 SK그룹이 2만5천여대를 직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이와 관련 미국 포춘지는 “믿기 어려울만큼 놀라운’(INCREDIBLE) 일”이라며 “구글 안드로이드가 48개국에 진출한 것에 비춰 두 배 이상의 성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 애플을 막아줘”

이 같은 현상을 일부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통사들의 ‘반 애플 심리’ 표출로 해석한다. 갤럭시S가 아이폰을 견제해주길 은근히 바란다는 뜻이다.

그간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수많은 스마트폰들이 아이폰 저격수를 자처했지만 임무완수에는 다들 실패했다. 세계 스마트폰 패러다임의 주인공은 여전히 아이폰이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안 그래도 콧대 높은 애플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아이폰을 출시한 이통사도 ‘우리식 마케팅’만 강조하는 깐깐한 애플 정책에 맞추느라 진땀을 흘렸다. AS부터 보조금, 마케팅 비용까지 모두 이통사 몫인 것이 대표사례다.

한국서도 KT가 애플에게만 휴대폰 판매 지원금을 받지 않고 아이폰을 들여와 다른 제조사들의 반발이 여전히 심하다.

이런 가운데 휴대폰 강자 삼성전자가 ‘절치부심’을 강조하며 갤럭시S를 띄우려 하자 이통사들은 일제히 환영에 나선 모습이다. ‘이번에는 정말 아이폰 대항마다’라는 기대도 크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를 현존하는 최고 스마트폰으로 지목, 믿어도 좋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지는 중이다.

■애플 매니아 충성심 흔들까?

다만 이 같은 대 연합이 아이폰을 얼마나 흔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의적 의견도 상당하다.

갤럭시S 사양이 아무리 좋아도 스마트폰의 핵심인 ‘앱스토어’ 부분에서는 아직 애플의 상대가 아니다. 20만개 가까운 애플리케이션이 모인 애플 앱스토어에 대한 견제 방안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게다가 올 여름 애플이 아이폰4G를 내놓는 것도 삼성전자에게는 적잖은 부담거리다. 국내서도 아이폰4G를 기다리느라 스마트폰 구입을 미룬 이용자 수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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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씨넷은 “세계 이통사들이 갤럭시S에 대한 전폭 지원을 약속했지만 상황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아이폰4G가 나오면 ‘애플에 잘 보이기’ 작전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오는 7일(현지시간) 개발자 행사 ‘WWDC2010’에서 아이폰4G를 발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한국서 갤럭시S 출시 행사를 여는 시간과 겹친다. 두 공룡의 스마트폰 전쟁 2라운드는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