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구글의 행보가 본격화됐다. 거물급 IT업체들의 지원까지 등에 업었다. 씨넷 등 주요 외신들은 20일(현지시간) TV와 인터넷을 하나로 섞은 '구글 TV'가 올 가을부터 미국서 판매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구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에서 자사 스마트 TV 개발을 위해 소니, 인텔, 로지텍, 베스트바이, 어도비 등과 공동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TV는 유료 채널 TV 방송 프로그램부터 인터넷과 스트리밍 비디오 등 방대한 영상 자료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용할 수 있게 구상됐다. 구글 TV는 넷플릭스, 아마존 비디오 온 디맨드, 유튜브 등에서 스트리밍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구매한 애플리케이션을 TV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구글은 웹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TV용 API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도 조만간 발표한다. 또 올해 안에 구글TV용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할 안드로이드 SDK의 업데이트 버전도 발표할 예정이다.
구글은 모든 TV 방송 사업자와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제품 출시 시점에는 위성 TV 업체인 디쉬 네트워크와 협력해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한다는 계획이다.
방송 시장을 틀어쥔 거대 케이블 회사들이 디쉬네트워크처럼 구글과 협력할지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구글의 첫번째 파트너로 지목된 소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TV와 셋톱 박스를 생산하게 된다. 두 제품은 오는 가을 미국 유통채널인 베스트바이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이날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그룹 회장은 소니의 견줄 데 없는 TV 디자인 및 독보적인 기술력과 함께 탄생한 개방형 소스 안드로이트 플랫폼을 발표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구글과 특별한 협력 관계를 맺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소니 인터넷 TV의 탄생은 소니의 전체적인 TV 라인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며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차원의 즐거움과 TV를 통한 소통을 체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과제도 있다. 씨넷은 스마트TV가 처음 시도되는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구글이 해결해야 할 몇가지 숙제가 있다고 평했다.
우선 '비용'문제다. 스마트 TV와 셋톱박스를 기존 제품과 연결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비용이 수반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 물론 소비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위해 충분히 지갑을 열 의사가 있다고 해도, 그게 어느정도일지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례가 없기 때문이다.구글의 검색기술이 TV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지도 생각해 볼 문제로 제기됐다. 마크 쿠반 브로드캐스트 창업자는 이날 구글 TV의 성공은 '검색 순위'로 귀착될 것이라며 비디오 콘텐츠 제공자가 TV검색의 상위권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는가라고 물었다. 구글이 검색순위라는 무기로 그외 어떤 영역보다 TV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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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구글이 '스마트 TV'를 발표하며 끝없는 야심을 드뤄냈다고 표현했다. 구글은 자신들이 그 어떤 경쟁사보다 더 나은 품질의 기술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구글이 처음 모바일 운영체계(OS) 시장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시장의 분위기는 비웃음이었다. 일개 검색회사가 노키아나 림, 애플 같은 거대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1분기 시장조사업체들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구글은 미국내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두번째로 큰 회사로 성장했다. 구글의 TV시장 진출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