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진통?’…김인규 사장, 방통위에 쓴소리

“알맹이 빠진 회의 의미 적다” 비판

일반입력 :2010/05/20 12:35    수정: 2010/05/20 19:11

김태정 기자

김인규 KBS 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방송업계 CEO 간담회를 놓고 쓴소리를 내놨다. 주요 현안이 빠졌다는 비판이다.

20일 방통위는 서울의 종로구 부암동 소재 식당에서 KBS·MBC·SBS 등을 비롯한 방송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TV 프로그램 편성규제, 콘텐츠 지원 등을 ‘주요 현안(?)’으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김인규 사장은 “정작 중요한 현안이 빠진 회의에 나올 맘이 없었다”며 “방통위가 제시한 간담회 주제는 의미가 적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SBS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독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초미의 관심사지만 이번 간담회 공식 주제에서는 빠져 논란이 됐었다. 지상파 3사는 지난달 방통위로부터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뒤 몇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중계권료 분담에 대한 이견만 확인했다. SBS의 월드컵 단독 중계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이들 3사에게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가 더 주목됐던 이유다.

김 사장은 “방통위와 방송업계 수뇌부가 툭 터놓고 얘기할 자리가 필요하다”며 “기자들이 많이 왔는데 간담회 개최 일정 자체를 비공개로 해야 더 편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계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순탄하게 돌아가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우원길 SBS 사장에게 “중계권 협상에 진척이 있는가?”라고 물었고, 우 사장은 특별한 대답 없이 미소만 지었다.

이후 본격적인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 월드컵 중계권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방통위 측은 밝혔다. 최 위원장은 월드컵 중계권 관련 논의는 차후 다른 자리로 미루자고 제안했고, 사장단은 이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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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사장은 “MBC 드라마 ‘동이’가 탄탄하고 재밌다”, “서울디지털포럼은 부르는 전화가 없어서 불참했다” 등의 발언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KBS 김인규, MBC 김재철, SBS 우원길, EBS 곽덕훈, 스카이라이프 이몽룡, OBS 손용, 제주방송 김양수 사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