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할 제품이 사라질 수 있다. 위기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3월24일 경영복귀를 선언하며 던진 메시지다. 최근 거세게 일어난 ‘삼성 위기론’이 힘을 더 받았다.
‘삼성 위기론’의 진원지로 꼽히는 휴대폰 사업은 요즘 들어 특히 말썽이다. ‘제조업 에이스’ 답지 않은 사건들이 잇따라 터졌다.
이달 들어 두건이나 나온 원인불명 폭발사고가 대표적이다. 지난 13일 한국서 ‘매직홀’이 폭발하더니 미국서 ‘로그폰’도 비슷한 사고를 내 외신이 뜨겁다. 삼성 측은 소비자 과실 쪽에 무게를 두고 내용을 확인 중이지만 이미지 타격이 이미 시작됐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A’ 사양을 과장한 것이 드러났다. 당초 예고했던 800MHz 프로세서가 출고 뒤에 보니 720MHz였다. 삼성은 비난이 거세지자 트위터에 사과까지 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가 약속보다 수차례 늦어진 것을 비롯해 구형 제품 고객들이 말하는 지원 부족 문제 등은 논하기 새삼스러울 정도다.
이 같은 악재들이 등장한 시기도 문제다. 애플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더 잘 하겠다’ 반격을 강조하던 중이었다. 휴대폰 시장 노른자로 떠오른 ‘스마트폰’ 정복까지 외쳐온 삼성이다. 안 그래도 갈 길이 먼데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기자는 이런 삼성을 보면서 최근의 도요타 리콜 사태가 떠올랐다. 1천만대 이상의 리콜 파문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제조업 품질의 절대표준으로 경외 대상이던 도요타가 추락하며 일본은 말을 잃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 등 한 수 아래라던 도전자들에 맞서 고삐를 조이던 도요타였다.
세계는 도요타 사태를 보며 ‘품질’없이 ‘이름값’으로만 힘을 유지할 기업이 없다는 진리를 다시 확인했다. 이름값은 책임의 무게를 더할 뿐이다. 한때 난공불락이었던 소니와 산요도 이를 증명하며 퇴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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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끊임없는 고객관리가 살 길임은 삼성 수뇌부도 잘 알겠지만 현실이 반대로 돌아가니 문제다. 고객들은 불신을 거두지 못한다.
삼성은 최근 26조원 규모의 미래 투자 계획을 내놨는데, 현재 고객들에 대한 투자는 얼마나 생각 중인지 모르겠다. 그들은 삼성 미래를 위한 제품 테스터가 아니다. 미래만큼 중요한 현재의 고객들에 대한 지원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