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 ,18세 등급 이의신청'…결과는?

일반입력 :2010/04/28 13:31    수정: 2010/04/29 08:34

국내 게임업계는 최근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가 청소년 이용불가(18세) 등급 판정을 받은 것을 가장 큰 이슈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의 게임과몰입 규제 분위기가 스타2의 등급판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게임물등급위원회 소속 심의위원의 등급 평가 능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한정원)가 지난 19일 게임위 측에 제출한 '스타2 18세등급 이의신청' 결과가 금주 중으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 이번에는 어떤 등급으로 판정할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2가 18세 등급판정을 받은 이후 게임위의 공정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게임위 측이 심의위원 과반수 이상이 청소년 이용불가 의견을 냈다. 결과는 다소 뜻밖이지만 최근 사회적인 분위기(게임과물입 규제 등)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

국내 업계관계자는 이에 대해 게임과몰입에 대한 정의도 없고 기준도 없는 상황에 시장 분위기를 쫒아가는 게임위 소속 심의위원의 등급 판단 방식을 어느 누가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날선 비난을 했다.

게다가 게임위 측이 과반수 이상의 심의위원이 싱글플레이가 포함된 스타2 버전이 알파 버전보다 선혈이나 신체훼손에 대한 묘사가 사실적으로 표현됐다고 판단해 18세로 등급을 조정을 했다고 밝힌 것은 이미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직접 스타2의 싱글플레이 버전을 경험한 체험자는 멀티플레이 버전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싱글플레이 버전의 스토리 동영상 장면에는 이미 알파 버전에서 지적받은 내용이 다수 포함, 18세로 등급이 조정된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을 정도.

이에앞서 멀티플레이 게임 방식만 공개된 스타2의 알파 버전은 지난해 9월 선혈 등 폭력성을 인정받아 15세 등급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게임위 소속 심의위원, 등급 평가 능력 도마위

블리자드는 지난 19일 게임위 측에 '스타2 18세등급 이의신청'을 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언어 순화, 장면삭제 등의 내용을 포함한 참고자료를 보낸 상태다. 참고 자료는 이의신청에 반영할 수 없다는 게임위 측의 설명에 별도 심의를 진행 중이다.

블리자드는 이의신청에 대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원작의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전 세계 많은 이용자들과 동일한 버전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스타2 싱글플레이 버전이 알파 버전에서 지적받은 내용과 똑같거나 수위가 비슷한 만큼 15세 등급 조정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고위게임관계자는 (등급관련)이의신청을 하더라도 원안이 그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70~80% 이상이다면서 심의위원이 바뀌지 않는 이상 스타2의 등급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심의위원의 성향에 따라 게임물 등급 판정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업계 일각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게임성 강화보다도 심의위원의 성향을 우선 파악해야한다는 우수개소리를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가 스타2의 18세 등급 판정에 놀라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향후 자사에서 개발한 게임이 이들 심의위원의 손을 거치기 때문. 미리 심의위원의 성향을 예습하고 복습해야만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예상치 못한 게임 등급이 나올 경우 이의신청, 게임내용수정 등으로 서비스 시작일이 연기되고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 일각은 현재 시행 중인 게임물 사전심의 제도에 대해 '게임위 소속 심위의원의 눈치를 보는 구조'로 평가했다.

금주 중으로 게임위 소속 심의위원들이 스타2를 18세 등급으로 재판정을 할지 아니면 15세로 조정할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스타2 등급 판정 사태로 심의위원의 평가능력이 도마위에 오른만큼 보다 공정하고 형평성에 맞는 심의가 필요하다 게 업계관계자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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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 소속 심의위원은 총 16명으로 대부분 게임과는 관련 없는 비전문가다. 지난해 10월 국감 자료에 따르면 게임위 위원 중 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위원은 단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위원은 법조계 33%, 언론계 26%, 기타 28%다.

외국의 경우에도 게임등급 심의위원 대부분이 비전문가지만 객관적인 지표마련에 힘을 쏟고 전문가와 해당 업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