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이패드 칩 개발사 인수···속내는?

일반입력 :2010/04/21 18:34    수정: 2010/04/22 09:05

이재구 기자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아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의 속을 뒤집어 놓은 구글이 방송과 관련해 또다시 뭔가 한판 벌일 모양이다. 인텔이나 서버제조 회사들도 긴장해야 할지 모른다. 애플의 아이패드 CPU를 만든 인력과 회사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씨넷은 20일(현지시간) 톰슨로이터의 PE허브를 인용, 구글이 최근 새너제이에 소재한 칩회사 애그니럭스(Agnilux)를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애플 아이패드 CPU개발자들 구글진영으로

구글이 애그니럭스를 인수키로 한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아이패드같은 하드웨어를 만들 핵심칩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은 명백해졌다.

애그니럭스 창업자들은 다름아닌 애플 아이패드의 CPU를 만든 핵심설계자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회사엔 디지털비디오저장장치(DVR)업체인 티보(TiVo)에서 SW를 담당한 개발자까지 포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씨넷은 애그니럭스 대변인이 “양측이 거래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더 이상의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애그니럭스라는 회사는 2008년 애플에 인수된 전 PA세미의 핵심개발자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회사라는 점 외에 뚜렷하게 알려진 사실이 없다. 하지만 이 회사의 핵심인력은 애플에 인수된 후 아이패드에 사용된 A4프로세서를 개발했다. 그리고 최근 이 핵심반도체 설계인력이 그대로 애플을 떠나 애그니럭스를 설립했다. 여기에는 티보의 전 SW설계자인 스콧 레드먼도 가세해 있다.

■구글의 속내, 방송인가, 서버인가?

이같은 배경을 알고 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다음 행보에 대한 궁금증과 의문이 증폭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구글은 지난 수 년간 서버 하드웨어 팀을 운영해 오고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사업 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긴장해야 할 기업들의 범위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뉴욕타임스는 애그니럭스가 서버칩 작업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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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전 티보SW설계자가 가세한 만큼 구글이 구글TV와 관련한 칩개발 및 제작을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고 전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인수는 에릭 슈미트 구글CEO가 지갑을 다시 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지 7개월 만에 나온 아주 흥미로운 인수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