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중국정부의 검열에 이토록 강경하게 대응한 배경에는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구글이 중국정부의 웹검열 및 반체제운동가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과 관련, 중국사업포기도 불사하겠다고 초강수로 나온 데는 구 소련에서 미국으로 이민해 온 세르게이 브린의 어릴 적 전체주의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검열, 그리고 인권운동가의 이메일을 찾으려는 사이버 공격 등은 세르게이 브린에게 어린시절 소련의 전체주의 경험을 떠올리게 했고, 이는 그가 위험스런 중국에서의 검색엔진사업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포기하게 만들었다.
■중국에 대한 결단은 구소련의 반유대적 차별주의 때문
브린은 “내가 중국에서 기꺼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중 하나는 중국에서의 상황이 다른 나라로 하여금 자체적인 방화벽을 치도록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구 소련에서의 기억을 털어놓았다.
올해 35살인 구글의 공동창업자는 날로 늘어나는 중국정부의 억압적인 행위의 증거가 소련에서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돼 결단을 내리게 했다고 말했다.
브린은 중국의 정책은 “당시 러시아 결찰의 방문을 받은 후 아버지에 대해 반유대주의적 차별적 감시가 이뤄진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고 기억했다.
브린은 자신의 아버지는 우주물리학자가 되길 원했지만 차별 때문에 수학자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미국에서 자라면서 자신의 기업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미국 이민 후 메릴랜드대 수학교수가 됐다.
하지만 스탠포드 대학생 시절까지만 해도 브린은 컴퓨터공부에 전념했고, 학생평의회에 속해있었지만 인터넷자유 문제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그는 구 소련이 붕괴하기 10년 전인 1979년 6살의 나이로 미국으로 이민 온 그에게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시장에서의 사업 양보는 너무나도 큰 것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에게서 구 소련의 전체주의를 보았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공동창업자는 중국은 엄청난 발전을 해 왔지만 특히 반체제인사에 대한 감시와 검열 측면에서는 개인적으로 매우 문제라고 보며 여기서 전체주의와 똑같은 특징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사이버해커에 의해 구글의 소스코드와 중국인권운동가의 이메일까지 도둑맞은 것은 구글로 하여금 중국사업을 포기하게 만든 '아주 작지만 치명적인 마지막 짐'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부린은 4년전 중국 검색엔진사업 진출할 때 중국정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검열을 해야 했기에 억지로 동의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그에 따르면 정작 마음이 바뀐 것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계기가 됐다.
브린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올림픽의 성화가 꺼지면서 웹검열과 함께 구글의 중국 활동에 대한 간섭 수위를 높여가기 시작했다.
그는 이어 그 즈음 중국사업의 어두운 규칙이 더욱더 어두워졌고 회사전체 임원들은 더욱더 중국정부의 정책에 조바심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내가 참석한 모임에서 5번중 한번은 특히 다르게 적용된 중국관련 문제가 부분이 있었다”고 그는 기억했다.
브린은 구글이 지난해 연말 사이버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여전히 중국에서의 선택을 저울질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중국인권운동가의 활동을 들여다 보기 위한 것이라는 증거를 찾은 후에 자신도 할 만큼 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1월 12일 구글은 인권운동가의 이메일을 타깃으로 한 사이버공격을 인용하면서 중국에서의 검색엔진에 대한 자체 검열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구글은 중국본토에서 요청받은 검색결과를 홍콩에서 처리해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조치를 취했다.
■구글 내부에서도 논쟁이 뜨거웠다
구글의 내부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의 사이버공격이 있은 후 구글내부에서도 검열을 중단할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있었다.
여기서 브린과 다른 구글임원들의 견해가 중국에 남아야 한다는 에릭 슈미트 CEO의 생각을 압도했다. 브린은 결국 ‘아주 좋은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브린은 또 중국본토에서 오는 색서비스 요청을 홍콩을 경유해 재전송하는 아이디어는 자세한 내막을 밝히지 않은 채 사실 중국정부로부터 간접적으로 연결돼 우리에게 온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 대변인은 이 건에 대해서는 래리 페이지와 슈미트CEO도 브린이 회사를 대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이 구글의 중국사업을 위험에 빠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4일 중국 제2의 이통사업자인 차이나 유니콤이 구글의 검열거부와 관련, 새 안드로이드폰에서 구글의 인터넷검색기능을 설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스카우터들은 구글차이나 직원들이 구글의 경쟁사인 MS같은 회사로 옮길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베이징은 구글의 움직임이 전적으로 잘못됐으며 이 회사가 중국법을 지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중국정부가 구글에게 앞으로도 계속 홍콩을 통해 검색서비스를 하도록 허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구글홍콩은 검열하지 않는 검색결과를 중국본토에 서비스하고 있지만 중국정부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검색결과는 중국본토의 네티즌이 볼 수 없도록 막고 있다.
■구글의 대중국 강경자세 어디까지?
많은 인터넷자유주의자들이 구글의 이같은 움직임에 환호를 보내고 있지만 유수의 IT대기업들은 지지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일부 실리콘 밸리의 경영자들만이 개인적으로 도덕적 논쟁에 기반한 상황의 급반전에 대해 혼란스럽다는 모습이다.
해킹상황에 밝은 실리콘 밸리의 한 업계 관계자는 “해킹은 인권운동가 감시시도일 뿐만 아니라 이 결정의 뒤에는 주요한 요소가 있다. 그들은 구글의 재산을 훔치려 했다. 그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 미치 카포는 “장기적으로 볼 때 구글의 도덕적 입장은 중국을 더욱더 개방적으로 만들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많은 기업들이 소신에 따라 이에 따라줘야 하며 더많은 주주와 고객들이 이들을 지지해 줘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브린은 구글의 중국에 대한 입장은 다른 검열국에 대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예를 들어 구글은 호주의 검열시스템 예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정부는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어린이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걸러내도록 요구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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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IT기업들이 구글의 예를 따를지는 불분명하다. 이러한 가운데 인터넷주소제공사업자인 고대디그룹은 미 의회 의원들에게 등록자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중국정부의 방침이 나옴에 따라 중국사업을 그만 둘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데이비슨 구글 임원은 “미국이 인터넷개방을 무역협상에서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