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 및 휴대폰 제조사 수뇌부들이 무선인터넷 확대를 두고 머리를 맞댔지만 '보따리'는 풀지 못했다.
5일 KT, SK텔레콤, LG텔레콤, 삼성전자, LG전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주최로 간담회를 갖고 무선 인터넷 ‘와이파이’ 인프라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스마트폰 활성화에 따라 시급해진 와이파이 투자를 함께 하자는 것이 내용이었다.
무선 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실제 시장을 이끄는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방통위 주장이다.
최시중 위원장은 통신사들에게 보조금을 줄여 와이파이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구체적인 투자 금액 얘기에서는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무진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답으로 대신했다. 더 기다려보라는 뜻이다.
이번 간담회의 노른자로 지목됐던 코리아IT펀드(KIF) 확대 여부도 결정을 미뤘다. KIF는 통신3사가 공동 출연해 운영 중이며 3천700억원 규모다. 이를 통신사들이 5천억원까지 확대, 무선 인터넷 인프라 투자에 쓰자는 것이 최 위원장의 생각이다.
이에 대한 통신사들의 대답은 기대 이하였다. '산업발전을 위해 옳은 생각이다'라는 거룩한 말들과 '원칙적 합의'만 나왔다. 서로 간 투자 비율 정하기 문제에는 아예 접근을 못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발 더 물러섰다. 이번 간담회서 두 회사의 역할은 의견전달 수준이었다는 것이 방통위 측 설명이다. 자리값을 못했다.
휴대폰 제조사는 통신사 못지않게 스마트폰 활성화의 수혜를 입는다. 자사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편익 증진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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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무선 인터넷 확대 방안을 기대한 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다. 차후 논의하겠다는 기약 없는 약속으로는 허탈감이 달래지지 않는다. 예정보다 1시간 늦게 끝난 이번 회의가 남긴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