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본사 "실리콘밸리로"…핵심임원 줄사퇴

일반입력 :2010/02/23 15:36    수정: 2010/02/23 16:57

이재구 기자

모토로라가 회사를 둘로 쪼개기로 한 가운데 모토로라의 핵심인 휴대폰 및 셋톱박스사업부가 오랜 근거지인 캘리포니아로 이전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셋톱박스사업을 담당한 임원이 부품업체 최고경영책임자(CEO)로 옮겨 가는 등 모토로라 경영진의 동요가 감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산제이 자가 이달초 모토로라를 둘로 나눈다는 발표를 한 가운데 핵심임원의 이탈이 가속되고 있는 등 회사분할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부작용을 언급했다.

보도는 산제이 자 모토로라 공동CEO가 회사를 둘로 분리되면 자신이 맡을 I휴대폰·셋톱박스를 생산하는 숌버그공장을 캘리포니아로 옮기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는 이 움직임이 모토로라휴대폰 공장을 개발 경쟁력있는 엔지니어들이 몰려있는 곳에 가까이 있게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WSJ은 이같은 산제이 자 공동CEO의 결정이 안그래도 흔들리고 있는 회사를 더욱 흔들어 최근 베테랑 임원 댄 멀로니가 소형 전자부품제조회사의 CEO로 떠나는 등 불안을 가속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산제이자의 휴대폰공장이전이 임원들을 동요시키고 있는 가운데 댄 멀로니 셋톱박스사업 담당임원이 이직하면서 시카고 지역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모토로라가 수년간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온 가운데 회사를 떠나는 가장 최근의 임원이다. 그는 그동안 모토로라의 셋톱박스 사업부를 이끌어 왔다.

이 회사는 이달초 회사를 둘로 나누며 하나는 휴대폰과 셋톱박스, 다른 하나는 공공보안 및 네트워크장비사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산제이 자가 TV셋톱박스와 휴대폰을 더욱 밀접하게 통합시키려는 산제이 자의 계획은 그동안 셋톱사업부를 담당해 왔던 멀로니를 압박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멀로니의 이직은 이회사가 수년전 신제품 부재로 곤두박질 친 이래 가장 최근의 브레인 이탈이다.

모토로라의 핵심임원들 가운데에서는 이미 패드마스리 워리어 전 모토로라최고기술책임자(CTO)가 시스코로 이직해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다.

또다른 이직임원으로는 레이저 울트라슬림폰 이래 신제품을 못내놓고 있는 회사에 열받아 떠난 론 개릭스 모바일디바이스 담당이사가 있다. 그는 델로 이직해 델의 새로운 스마트폰 제작을 책임지고 있다.

개릭스의 후임으로 떠나는 사람으로는 케네스 켈러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론 섀독 고객제품담당 임원, 그리고 스투 리드 등이 있다.

멀로니는 3월말 께 통신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용 부품을 제조하는 테크니트롤사의 CEO직을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제이 자는 본부를 우수인력이 많은 캘리포니아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주 인터뷰에서 “우리는 재능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며 현재로서는 캘리포니아가 될 것 같다”며 “회사는 여전히 (기존 휴대폰 사업본부가 있는)시카고 외곽 리버티빌에 여전히 사무실과 직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에 따르면 전세계 5만3천명의 직원 가운데 시카고에는 1만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제니퍼 웨이로치 에릭슨 대변인은 우리는 시카고에서 여전히 계속해서 의미있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엄청난 감원을 했으며 주로 모바일기기 사업부 직원이 대상이었다.

지난 해 에드 피츠패트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 회사가 2009년에 자사 전체인력의 17%인 1만1천명의 인력을 줄였다고 말한 바 있다.

모토로라는 1928년 갤빈매뉴팩처링이란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한 이래 시카고 지역에 근거지를 두어왔다.

보도는 캘리포니아로 회사를 옮기려는 시도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떨어진 곳에서는 최고기술을 가진 인력충원에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시카고 시는 모토로라를 최고의 기술회사로 꼽아왔다.

현재 모토로라는 실리콘밸리아 샌디에이고 소재 사무소에서 SW개발과 애플리케이션 부문에 많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산제이 자는 모토로라 공동CEO로 오기 전에 샌디에이고 소재 퀄컴에서 임원으로 근무했었다. 회사분리 이후 그는 휴대폰과 셋톱박스사업부를 전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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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열렸던 셋톱박스산업 컨퍼런스에서 산제이 자는 셋톱박스에 자사가 휴대폰에 사용하고 있는 SW는 물론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킹기능을 셋톱박스에 통합시킬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