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선점위해 중소벤처 트리오 뭉쳤다

일반입력 :2010/02/22 17:46    수정: 2010/02/22 18:14

남혜현 기자

국내외 가릴것 없이 거물급 기업들이 잇따라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중소 기업이 전자책 시장에서 버틸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론이 일부에서 일고 있다. 전자책도 대기업판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국내 3개 중소기업이 차별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자책 사업 제휴를 맺어 주목된다. 북큐브, 북토피아, 다산지앤지가 주인공.

3사는 2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시장 공략을 골자로하는 전자책 사업 제휴를 발표했다. 북큐브는 전자책 단말기와 콘텐츠를, 북토피아는 콘텐츠, 다산지앤지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 등 전자책 솔루션을 담당한다.

3사는 전자책 시장 공략을 위해 B2B를 화두로 던졌다. 최종 사용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판매하는게 아니라 소비자와 상대하는 기업을 공략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규 아파트 단지에 만들어지는 전자책 도서관에 콘텐츠를 한꺼번에 공급하고 건설사는 콘텐츠를 입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최종 사용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판매도 하지만 기업 시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설명이다.

배순희 북큐브 대표는 “북큐브가 전자책 단말기를 출시한 궁극적인 목표는 콘텐츠 사업을 위한 것”이라며 “B2B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최소 3만대 이상 단말기를 판매해 전자책 시장 저변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매출 목표를 50억 정도로 잡았다. 지난해에 비해 10배 정도 성장한 수치다.배 대표는 이번 제휴를 ‘북큐브-북토피아-다산지앤지’로 연결된 ‘하드웨어-콘텐츠-유통’의 결합으로 평가했다.

이날 출시된 북큐브 단말기에는 다산지앤지가 개발한 전자책 솔루션이 탑재됐다. 다산지앤지는 자사 솔루션이 채택된 단말기를 대우건설이나 공공도서관 등 전국 1천여개 업체에 공급한다. 현재 다산지앤지 솔루션이 들어간 기관은 전국 150여곳 정도다.

유철종 다산지앤지 대표는 “건설사에서 아파트를 지을 때 전자책 도서관을 구축한 후 콘텐츠를 구입해 입주민에 제공하는 시스템이라면서 “향후 GS건설 등 거대 건설사와 협의를 통해 입주민들에 단말기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학 등 공공도서관에 설립된 전자도서관은 1천여개에 달한다. 그런만큼 유 대표는 '콘텐츠가 없어 전자책 시장 안된다'라는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토피아도 전자책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체된 종이책 시장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영률 대표는 “종이책 유통과정이 소수업체로 집중돼 출판사들의 입장에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전자책은 적은 비용을 투자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적합한 사업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작년까지 국내 출판업계에서 전자책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서 킨들이 약 300만대 정도 팔리면서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 한국 출판인사이에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전자책이 기존 종이책 출판 수익을 저해하기보다는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업계에 조금씩 퍼지고 있다는 것.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출판사가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과 절판도서 파일 생산작업에 대한 정부투자로 요약된다.

관련기사

박 대표는 “출판사가 직접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도록 인쇄용 편집과 전자용 편집을 동시에 할 수 있게하는 서적 편집 저작도구를 정부에서 개발해 출판사에 무료공급 해야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국내에서 새로 생겨나는 콘텐츠 수가 연간 4만여 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요가 적어서 절판된 책들을 전자책으로 볼 수 있도록 해당도서의 전자책 파일 생성에 대한 정부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이 두가지가 정부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와줄수 있는 주요 포인트”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