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리니지' 개발의 주역인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요즘 사용자경험(UX)에 푹빠졌다.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UX의 중요성을 외친다. 애플 아이폰을 접하면서부터는 아예 UX 에반젤리스트(전도사)가 된듯한 분위기. 그만큼 UX에 대한 송재경 대표의 관심은 높다.
송 대표가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UX 마니아'가 된 것은 아니다. 업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엑스엘게임즈는 현재 신형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를 준비중이다. 송 대표는 아키에이지에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투입, 다른 온라인 게임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UX에 대한 그의 집착(?)을 감안하면 대단한 실험을 시도할 것 같은데, 자꾸 물어봐도 그 이상은 답해주지 않는다. 아키에이지가 UX측면에서 온라인 게임 시장에 어떤 충격파를 던질지는 출시 시점이 되어봐야 알 수 있을 듯 싶다. 송 대표는 웃으면서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하지만 얼굴 표정을 보고 있으니 '뭔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송재경 대표에겐 UX는 대단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UX만 잘해도 판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할 정도. 그는 아이폰을 뜯어보면 다른 스마트폰과 크게 다를게 없지만 애플의 설계와 SW 그리고 UX 노하우가 녹아들어 세계 시장을 뒤흔들었다면서 게임도 UX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에서 UX는 차별화를 위한 핵심 키워드라는 얘기였다.
온라인 게임 시장은 UX 혁신을 이끄는 대표적인 분야중 하나로 꼽힌다. 전반적으로 국내 UX 수준은 미국에 뒤진다는 평가지만 온라인 게임쪽에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대해 송재경 대표는 남들이 온라인을 무시하던 시절에 일찍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에 앞서나간 것이라며 전반적인 온라인 게임의 UI 수준은 패키지와 비교해 아직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송재경 대표는 UX의 대명사로 통하는 애플 마니아다. 자타공인이다. 아이폰에 대해서는 신이 내린 선물이란 파격적인 수사학까지 구사했다. 디테일 하나하나가 UX측면에서 그렇게 고급스러울 수가 없단다.
마니아답게, 애플이 최근 발표한 태블릿 기기 아이패드에 대한 기대도 대단히 크다. 90년대말 인터넷 열풍을 등에 업고 넥슨, NHN이 스타덤에 오른 것과 맞먹는 충격을 관련 업계에 몰고올 것이란게 그의 설명이다.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 송 대표에게 아이패드는 터치에 최적화된 온라인 게임 시장에 급속하게 확산되는 거대한 전환점으로 비춰진다. 그로 인한 파장은 닌텐도가 불러일으킨 동작(제스처) 인식 열풍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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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이폰은 화면이 작아서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은 부담스러워운데, 아이패드는 화면도 크고, 인터페이스도 마우스가 아니라 터치이기 때문에 그거에 맞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매력적으로 떠오를 것이다고 예고했다. 특히 터치에 최적화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제스처 인식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재미를 주는 측면이 분명 있지만, 몸으로 게임하는게 대세가 되는 않을 것이란 얘기였다. 송 대표는 제스처는 게임보다는 다른 분야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면서 게임 UX측면에선 제스처보다는 터치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강조했다.